요즘 취준한다고 맨날 책상 앞에는 앉아 있거든요. 근데 진짜 웃긴 게,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사람이 뭔가를 하는 건 아니더라. 노트북 켜고 채용공고 몇 개 띄워놓고, 자소서 파일도 열어놓고, 물도 한 잔 가져다놓는데 정작 하는 건 멍 때리기임. 한 20분 지나면 “이 정도면 시작할 준비는 끝났네” 싶어서 유튜브 10분만 보자 해놓고, 정신 차리면 해가 기울어 있음. 하루가 삭제되는 속도가 거의 SSD급이라 좀 무서울 때도 있음.
예전에는 이러면 제가 게으른 줄만 알았는데, 계속 이 상태가 반복되니까 조금 헷갈리더라고요. 쉬어도 안 쉰 느낌이고, 뭘 안 했는데도 괜히 지친 느낌? 그래서 일부러 산책도 해보고 카페도 가보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보기도 했는데, 하루 이틀은 괜찮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옴. 취업 준비가 원래 다 이런 건지, 아니면 제가 그냥 리듬이 완전히 망가진 건지 궁금함. 남들 보면 다들 묵묵히 준비하는 것 같은데 저만 약간 저장 중 오류 난 사람 같음.
그래서 물어봄. 다들 진짜 아무것도 안 되는 날이 자주 있었는지, 그럴 때 그냥 냅두는 게 맞는지 아니면 억지로라도 루틴 잡는 게 도움 될 수 있어요? “일단 10분만 해라” 이런 말도 많이 보는데, 저는 그 10분 시작하는 데 4시간 걸리는 타입이라 잘 모르겠음. 비슷한 상태였다가 좀 나아진 사람 있으면 방법 좀 알려주세요. 대단한 비법 말고, 진짜 해본 것 중에 현실적으로 먹힌 거 궁금함. 저도 이쯤 되면 의지 문제가 아니라 운영체제 문제 같아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