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끼는 건데, 연애는 못 하고 있어도 연애 생각은 하루 세 끼 챙겨 먹는 사람이 바로 저임. 밖에서는 멀쩡한 척 사는데 집 오면 갑자기 “내가 문제인가, 타이밍이 문제인가, 아니면 그냥 얼굴이 문제인가” 하고 셀프 토론 들어감. 근데 웃긴 건 또 누가 연애 고민 얘기하면 세상 다 산 사람처럼 고개 끄덕이게 됨. 실전 경험치는 바닥인데 상상 연애 경력만 12년쯤 되는 느낌임.
최근에 친구들이랑 술 마시다가 소개팅 얘기 나왔는데, 다들 은근 자기 흑역사는 축소해서 말하더라. 나는 그냥 “카톡 읽씹 3연타 맞고도 혼자 의미부여하다가 마지막엔 이모티콘만 날리고 퇴장한 적 있다”까지 깠는데, 순간 분위기 조용해짐. 다들 너무 진솔한 사람은 부담스러운 건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내 연애사가 그냥 예능 재방 수준으로 처참했던 건지. 그래도 그런 얘기 꺼내면 좀 편하긴 하더라. 나만 이상하게 꼬이는 거 아니구나 싶어서.
그래서 궁금한 게 있음. 여기서는 연애나 소개팅 얘기할 때 어디까지 솔직하게 말하는 편임? 예를 들어 내가 누구 마음에 들어서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다가 상대는 그냥 친절했던 거였다는 그런 민망한 얘기들. 이런 것도 그냥 다 털어놓는 편인지, 아니면 적당히 순화해서 말하는지 궁금함. 난 원래도 눈치가 빠른 편은 아닌데, 연애 쪽만 가면 눈치가 퇴사함. 괜히 잘해주면 “어?” 했다가 나중에 이불킥 예약임.
그리고 다들 연애 관련해서 제일 크게 깨달았던 순간 뭐였음? 나는 최근에 “잘 보이려고 애쓰는 거”랑 “내가 아닌 척하는 거”는 완전 다르다는 걸 좀 늦게 알았음. 전자는 누구나 하는데 후자는 오래 못 가는 것 같더라. 물론 나는 그 오래 못 가는 것도 시작조차 못 해봐서 할 말이 많진 않음. 그래도 여기 사람들 얘기 듣는 게 재밌어서 물어봄. 성공담도 좋고, 망한 썰도 좋고, 그냥 요즘 연애시장 체감 어떤지도 궁금함. 나처럼 연애는 없고 생각만 많은 사람 있으면 같이 얘기 좀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