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기 겨우 재워놓고 불 끄고 누우면 머리가 더 바빠져요. 낮에는 진짜 정신이 하나도 없거든요. 수유하고 트림시키고 기저귀 갈고 겨우 씻기고 나면 하루가 그냥 사라져 있는데, 막상 조용해지면 별생각이 다 들어요. 내가 오늘 애기한테 너무 급하게 말했나, 안아주는 시간이 부족했나, 웃어준 거 놓친 건 없나 이런 거요. 낮엔 버티느라 몰랐는데 밤 되면 괜히 미안한 마음이 확 올라와서 혼자 끙끙대게 되네요.
그리고 웃긴 건 그렇게 힘들다고 징징대다가도 애기 자는 얼굴 보면 또 마음이 녹아요. 아까까지 허리 끊어질 것 같고 왜 이렇게 우나 싶었는데, 자면서 입 오물거리는 거 보면 내가 얘를 어떻게 이렇게 좋아하지 싶고요. 근데 바로 다음 생각은 또 무서운 쪽으로 가요. 내가 잘 키우고 있는 건가, 작은 변화 하나하나 다 놓치면 어떡하지, 혹시 내가 예민한 건지 둔한 건지. 초보맘이라 그런지 뭘 해도 확신이 없어요.
예전에는 애만 낳으면 자연스럽게 엄마가 되는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맨날 배우는 중이고, 어떤 날은 진짜 나 꽤 잘하고 있나 싶다가도 어떤 날은 아무것도 못한 것 같아요. 집은 어질러져 있고 밥은 대충 먹고 거울 보면 저도 깜짝 놀라고요. 근데 또 이런 시기가 지나가면 지금 이 정신없는 시간도 그리워질까 싶어서 이상해요. 힘든데 소중하고, 소중한데 버겁고, 그런 마음이 계속 왔다 갔다 해요.
다들 아기 키울 때 이런 생각 자주 드셨나요? 특히 밤에 괜히 혼자 반성모드 들어가는 거요. 그냥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질 수도 있어요? 저만 이렇게 마음이 롤러코스터인지 궁금해서 글 남겨봐요. 오늘도 다들 육아하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