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년째 항불안제를 챙겨 먹다 보니 알람도 두 개, 약통도 두 칸으로 늘었다. 스트레스 받으면 턱 밑으로 좁쌀처럼 올라오던 게 요즘 부쩍 심해져서 그러다 피부과에서 여드름약까지 받아왔다. 처음엔 약 하나 더 늘리는 게 그렇게 부담스러울 일인가 싶었는데, 막상 저녁마다 이 약 저 약 꺼내놓고 보니 내가 몸 여기저기 관리하는 사람이 됐구나 싶어서 기분이 묘했다. 항불안제 먹을 때도 처음엔 손 떨리고 어지럽고 그랬는데 여드름약도 비슷하게 적응 기간이 있으려나 걱정이 앞선다. 명상 앱 켜놓고 누워있으면 예전엔 숨 쉬는 거 하나에만 집중했는데 요즘은 거울 보는 시간도 늘었다. 재발 불안은 여전한데 피부까지 신경 쓰려니 하루가 더 길어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