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는 현재 의학 수준으로는 완치가 어렵지만 재활치료 및 수술치료 등을 통해 아동의 능력을 최대한 향상시키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장애가 있더라도 거의 정상적이며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기도 합니다. 뇌성마비 치료는 여러 전문가가 평가하고 서로 협력해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재활의학과 의사는 뇌성마비 치료에 관련된 여러 전문가와 함께 아동의 장애를 평가해 개개인에게 필요한 최적의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재활팀의 조정자입니다. 환자 자신이나 보호자도 치료팀의 중요한 일원으로 치료계획 수립, 결정 및 시행에 항상 참여해야 합니다. 환자 자신의 의지와 가족의 협조가 장기적인 치료 목표 달성에 가장 중요합니다. 간혹 보호자뿐 아니라 치료사나 의료진이 보행 능력의 획득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기적 목표로 보행 등 특정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지만,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뇌성마비 아동이 사회에서 최대한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1. 재활치료
뇌성마비 아동의 기능을 호전시키려면 가능한 조기에 위험군을 선별해 조기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조기치료는 조산이나 저체중출생아 등 뇌성마비 위험도가 높은 아동이 뇌성마비로 진행하지 않도록 하거나, 지연이 있더라도 발달을 잘 따라가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조기치료가 아동의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후 6-7개월 이전에 치료를 시작했다면 조기치료라고 볼 수 있으며, 구체적인 치료 시점은 개별적인 아동의 상태를 고려해 결정합니다. 조기치료는 비정상적인 반사와 자세를 예방하는 자세 교육, 다양한 감각자극 및 언어와 인지발달 촉진 등으로 구성됩니다. 또한 치료사는 아동을 직접 치료하면서 동시에 부모를 비롯한 모든 가족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하도록 격려합니다.
재활치료는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보조기, 보조도구, 약물치료와 주사치료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으며, 아동의 특성과 중증도, 연령 등을 고려해 가장 적절하고 필요한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리치료는 뇌성마비 아동 스스로 신체를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며, 운동치료, 보행훈련, 전기자극치료, 석고붕대법, 로봇치료 등이 있습니다. 운동치료는 뇌성마비 아동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 방법으로 대개 자세잡기 및 조절운동, 근력강화운동, 관절구축 예방을 위한 관절운동 등을 포함하며, 아동의 발달을 촉진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추가합니다. 과제지향적 치료법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아동의 자발적 참여와 기능적 과제를 많이 적용하고 있습니다. 운동발달을 위한 치료적 운동법으로 신경발달치료법, 보이타 치료법 등이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보바스 또는 신경발달치료라고 부르는 기법은 뇌성마비 아동에게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자세 반응을 억제하고 정상 반응을 촉진해 아동이 가능한 한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정상적인 감각-운동 형태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기본 개념입니다. 여러 연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운동 기능 향상, 경직 감소, 관절구축 감소 등에 있어서 다른 치료법보다 우수한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입니다. 보이타치료는 치료사가 신체 특정 부위에 일정한 압력을 가해 일련의 운동반응을 유발하고 이러한 반사적 이동을 통해 정상적인 움직임을 촉진하는 치료법입니다. 신경발달치료와 비교해 어느 치료가 더 좋다는 의학적 근거는 불분명하지만, 보이타치료는 아동에게 압력을 가해 반사 반응을 유발하므로 반사 영역이 잘 활성화되는 1세 미만의 영유아에게 주로 적용됩니다.
하지만 뇌성마비 아동에서 운동발달을 촉진하는 특수치료보다 기본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치료는 팔다리 관절 구축을 예방하기 위한 스트레칭 운동, 적절한 자세 유지, 기립대를 이용한 직립 훈련 등입니다. 또한, 과거에는 경직을 증가시킨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인해 뇌성마비 아동에게 근력강화 운동을 시행하지 않았으나, 최근 근력강화 훈련이 보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경직을 악화시키지 않음이 입증되면서 중요하게 시행됩니다. 특히 근육-건 연장술이나 보툴리눔 독소(보톡스) 주사, 혹은 선택적 척수후근절제술을 시행해 근력이 약화된 경우에는 반드시 근력강화 운동을 해야 합니다. 대운동기능의 향상과 보행능력의 습득을 위해 반복적이고 집중적인 보행훈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독립적 보행이 어려운 경우에도 기구나 보조기, 보조도구를 이용해 일어서기부터 시작하고, 보행이 가능한 뇌성마비 아동도 보행 속도와 지구력 향상, 보행 양상 개선을 위해 보행훈련을 시행합니다. 치료사에 의한 보행훈련 외에도, 낙하산 조끼와 흡사한 현가장치를 장착해 체중부하를 줄이고 트레드밀에서 보행훈련을 하는 부분체중부하 트레드밀 훈련이 뇌성마비 아동의 대운동기능과 전반적인 보행기능을 향상시킨다고 알려졌습니다. 트레드밀 훈련은 치료사의 많은 개입이 필요하고 아동의 운동기능이나 인지기능에 따라 시행이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로봇보조 보행훈련이 점차 많이 이용됩니다. 다양한 종류의 로봇보조훈련이 뇌성마비 아동의 운동기능과 보행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으나 뇌성마비 아동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최적화된 보행훈련 방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작업치료는 주로 팔이나 손의 미세동작 기능을 호전시키기 위해 시행합니다. 이를 통해 뇌성마비 아동은 도구를 사용해 놀고, 다양한 일상생활 동작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작업치료는 운동기능 향상을 위한 치료뿐 아니라 먹기, 옷 입기, 화장실 이용 등 일상생활 동작훈련, 인지훈련, 감각훈련 등 광범위한 치료를 시행합니다. 편마비형 뇌성마비 아동은 기능이 좋은 쪽 손을 장갑이나 보조기를 이용해 쓰지 못하게 하고, 약한 쪽 손으로 기능을 반복 학습하는 건측상지 운동제한치료법(constraint-induced movement therapy, CIMT)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한편 건측상지 운동제한치료법은 약한 쪽 손을 강제로 사용하기 때문에 순응도가 낮고 다소 침습적이므로, 일상생활이나 놀이에서 양손을 함께 사용하는 데 중점을 두는 양손집중치료법(hand-arm bimanual intensive therapy)도 주목 받고 있으며, 건측상지 운동제한치료법와 비슷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성마비 아동의 경우 건강한 상지를 사용하기 쉬워서 일정 기간 건측상지 운동제한치료법으로 기능을 향상시킨 후 양손집중치료법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2. 보조기와 보조기구
뇌성마비 아동에서 보조기의 목표는 비정상적인 근긴장도를 조절해 기능을 향상하고, 약한 근육을 보호하며, 선택적인 관절 움직임을 돕고, 관절 구축을 억제하고, 관절 배열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많은 뇌성마비 아동이 재활보조기구를 통해 기능적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보조기의 종류와 적용 시점을 결정할 때는 아동의 연령, 운동 조절능력, 사지 변형의 형태, 예후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뇌성마비 아동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보조기로 발목발보조기(ankle-foot orthosis, AFO)가 있습니다. 경직이나 변형이 경미한 아동은 발보조기나 과상보조기(supramalleolar orthosis, SMO)만 처방하기도 합니다. 보조기는 종류가 다양하고 뇌성마비 아동의 개별적 상태를 고려해야하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보행을 도와주는 대표적인 보조기구로 보행기가 있습니다. 뇌성마비 아동에서 몸통 굴곡이 과도한 경우 자세 조절을 위해 종종 후방보행기를 처방합니다. 혼자 서지 못하는 중증 뇌성마비 아동은 기립대(standing frame)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이동 시 휠체어를 사용할 경우 자세 유지를 돕고, 측만증 등의 변형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쿠션(자세보조용구)을 장착하기도 합니다. 그밖에 섭식 의자 등 여러가지 자세 유지 기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3. 항경직 약물, 보툴리눔 독소 주사 및 신경차단술
경직성 뇌성마비에서 경직을 줄이기 위한 비수술적 치료로 항경직 약물, 보툴리눔 독소 주사 및 신경차단술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뇌성마비 아동에서 경직이 전신에 광범위하게 존재할 때는 바클로펜, 단트리움, 다이아제팜 등의 약물을 처방합니다. 그러나 아동에서 항경직 약물이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의학적 증거는 불충분합니다. 오히려 인지기능 저하와 졸림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으로 일상생활과 재활치료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경우에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보툴리눔 독소(보톡스) 주사는 뇌성마비 아동의 경직 완화를 위해 보편적으로 사용합니다. 여러 연구에서 경직 감소뿐만 아니라 보행과 상지 기능 향상, 통증 완화 등의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빠르면 24시간, 늦어도 며칠 후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보통 3-6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되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경직 완화 효과가 감소합니다. 비교적 안전하지만 중증 뇌성마비 아동에서 과도한 용량을 사용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경차단술은 페놀 또는 알코올 등 신경파괴제를 이용하는 시술로, 보툴리눔 독소 주사에 비해 기술적으로 어렵고 종종 말초감각신경 파괴 후 합병증으로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툴리눔 주사보다 경직 완화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므로 큰 근육을 포함해 여러 근육을 주사할 때 추가적으로 사용됩니다.
4. 석고고정
경직형 뇌성마비 아동에서 종아리 경직을 완화하고, 관절 구축을 치료하기 위해 관절을 석고로 5~7일간 고정했다 풀기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종아리 근육 경직 시 보툴리눔 독소 주사 전후에 연속 석고고정을 적용하면 관절 구축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5. 수술적 치료
수술적 치료로 선택적척수후근절제술은 경직된 근육을 지배하는 척수신경근의 후근을 선택적으로 절제해 감각자극의 유입을 억제함으로써 운동신경에 대한 자극을 감소시켜 경직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특히 경직형 양지마비 아동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직형 사지마비 아동에서 심한 경직으로 인한 변형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한 경우에 경직을 줄여 환아를 편안하게 하고 간병을 돕는 목적으로도 시행됩니다. 그러나 이미 구축된 근육이나 관절 및 뼈의 변형은 교정할 수 없어 추후 정형외과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경구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심한 경직형, 근긴장형 사지마비의 경우 항경직 약물인 바클로펜을 척수액에 직접 전달하는 척수강 내 바클로펜 펌프가 경직 감소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경직에 의한 이차적 변형으로 힘줄의 단축, 뼈의 변형, 관절의 구축 혹은 탈구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차적 변형은 정형외과 수술로 교정합니다. 특정 근육이나 힘줄이 짧아져 기능에 장애를 주는 경우 건신장술을 시행하며, 관절의 구축이 심한 경우 유착박리술을 시행해 관절의 정렬을 회복합니다. 일반적으로 뇌성마비 아동에서 정형외과 수술 시기는 기능이 90% 이상 형성된 후, 골성장이 이루어져 절골술이 가능할 때입니다. 만 4~6세경부터 수술을 고려할 수 있으며, 아동의 운동기능이나 변형 정도를 고려해 새로운 변형이 발생하여 추가적인 수술을 하지 않도록 성장이 거의 끝나는 10대 후반에 시행하기도 합니다. 보통 여러 가지 변형을 한 번의 수술로 모두 교정하는 일단계-다수준 수술을 시행하는데, 수술 후 치유 기간은 연부조직의 경우 3주, 골조직의 경우 6~8주가 걸립니다. 수술 후 적절한 재활치료는 기능 회복에 매우 중요하며, 보행훈련을 다시 시작하기 전에 보통 1년 이상 재활치료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