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거리 곳곳에 떨어진 은행이 특유의 냄새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독특한 풍미와 식감으로 제철 음식 재료로 사랑받는 은행은 오래전부터 한방에서 기침, 천식 등에 도움이 되는 식재료로 쓰여 왔다. 하지만 은행을 건강에 좋다고 무심코 많이 먹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매년 가을마다 ‘은행 중독’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적정 섭취량과 주의사항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은행에는 단백질, 비타민 B군, 인, 철분, 칼륨 등의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소량 섭취 시 건강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특히 체온을 따뜻하게 해주고 위장을 보호하는 성질이 있어 기력이 약한 노인이나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은행의 씨앗 속에는 '메톡시피리독신(MPN)'이라는 독성 성분이 포함돼 있어 다량 섭취할 경우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메톡시피리독신은 비타민 B6의 기능을 방해해, 체내에서 신경전달물질인 GABA의 합성을 저해한다. 이에 따라 과도하게 섭취하면 구토, 어지럼증, 경련, 의식 혼란, 심한 경우 호흡 마비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나 간 기능이 약한 노약자는 이러한 독성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