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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소금 섭취가 고혈압을 유발하고, 이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혈압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나트륨의 위험성을 체감하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우리가 먹는 음식 속에 나트륨이 얼마나 숨어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인체에 나트륨은 필수 영양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고 있다. 미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300mg이 넘는데, 이는 미국심장협회가 권고하는 상한선인 2300mg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상적인 섭취량은 하루 1500mg 이하로 제시되고 있다.

이 같은 과도한 섭취는 건강 지표로 그대로 나타난다. 미국 성인의 약 절반이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의 경우 약 40%가 고혈압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버드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서큘레이션에 발표한 대규모 분석에서는 전 세계 평균 나트륨 섭취량을 30%만 줄여도 향후 25년간 4000만 명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에릭 림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혈압 진단을 받은 뒤에야 나트륨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문제는 현대 식품 환경 자체가 나트륨에 지나치게 노출돼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50년 전보다 음식 속 나트륨 함량이 훨씬 늘었지만, 맛이나 색만으로는 이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나트륨은 과자나 스낵처럼 짠 음식에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시리얼, 밥과 파스타, 통조림 수프, 냉동식품, 델리미트, 각종 소스와 드레싱에도 상당량이 포함돼 있다. 일부 가공식품은 한 끼 분량에 1500mg에 달하는 나트륨을 함유하기도 한다. 특히 의외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이 빵이다. 피자 도우부터 일반 식빵, 수제빵까지 대부분의 빵에는 발효와 풍미를 위해 생각보다 많은 소금이 들어간다.

병에 담긴 파스타 소스 역시 방심하기 쉽다. 한 번에 사용하는 양만으로도 400~500mg의 나트륨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숨은 나트륨’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섭취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실천 방법으로는 식품 라벨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1회 제공량당 나트륨이 140mg 이하인 제품을 선택하고, 무염 또는 저나트륨 표시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통조림 채소나 콩류는 물에 헹구는 것만으로도 나트륨 함량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외식 대신 집에서 직접 조리하면 나트륨 관리가 훨씬 수월해진다. 조미료 대신 향신료나 허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림 교수는 “식탁에서 소금통을 치운다고 해서 나트륨 섭취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는다”며 “진짜 변화는 식습관 전반을 조정할 때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나트륨 섭취를 몇 주만 줄여도 미각이 빠르게 적응해 이전보다 짠맛에 민감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