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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환절기마다 감기와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동시에 유행하면서 면역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김치가 면역 기능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통 발효식품으로 알려진 김치가 면역 세포 수준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로, 김치의 건강 기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는 최근 김치 섭취가 인체 면역세포의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불필요한 면역 과잉 반응을 억제하는 ‘면역 조절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단일세포 유전자 분석 기법을 활용해 김치가 면역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김치의 면역 관련 효과를 단일세포 수준에서 규명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평가된다. 기존 연구가 혈액 지표나 일부 면역 물질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개별 면역세포 하나하나의 유전자 발현 변화를 분석해 보다 미세한 면역 반응의 변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상시험은 과체중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12주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위약군, 자연 발효 김치 분말 섭취군, 종균 발효 김치 분말 섭취군으로 나뉘어 각각 동일한 조건에서 섭취 실험에 참여했다. 연구 종료 후 연구진은 말초혈액 단핵세포를 채취해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김치를 섭취한 그룹에서는 항원을 인식하고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항원제시세포의 기능이 전반적으로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면역 반응을 촉진하는 역할과 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CD4 양성 T세포가 균형 있게 분화되는 변화도 확인됐다. 이는 외부 병원체에 대한 방어 능력은 높이면서, 과도한 염증 반응이나 면역 과잉을 억제하는 데 김치가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발효 방식에 따른 차이도 관찰됐다. 자연 발효 김치와 종균 발효 김치 모두 면역 균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종균 발효 김치 분말을 섭취한 그룹에서 항원 인식 능력 향상과 불필요한 면역 신호 감소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발효 공정을 조절함으로써 김치의 건강 기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를 이끈 세계김치연구소 이우재 박사는 “김치가 면역 방어 세포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한다는 이중 효과를 처음으로 입증했다”며 “앞으로 김치와 유산균을 중심으로 면역 및 대사 건강과의 연관성을 국제적으로 확장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김치를 기능성 식품으로 활용하는 과학적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향후 면역 건강 관리와 식생활 개선 전략 수립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