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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연말이 되면 모임이 늘고 술자리가 자연스럽게 잦아진다. 많은 사람은 “한 해쯤은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과음을 반복하지만, 연말 음주는 평소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기온 변화, 스트레스, 수면 부족, 연말 특유의 식습관 불규칙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알코올로 인한 신체 부담이 훨씬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과음이 가장 위험한 이유는 간의 처리 능력을 넘어서는 속도로 알코올을 섭취하게 된다는 점이다. 간은 시간당 일정량의 알코올만 분해할 수 있는데, 폭음이 이어지면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축적된다. 이는 강력한 독성 물질로, 구토·두통 같은 숙취를 일으킬 뿐 아니라 간세포 염증을 촉진해 급성 간손상 가능성도 높인다. 간 기능이 약한 사람은 단 몇 잔의 폭음만으로도 간수치가 급상승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심혈관계도 큰 부담을 받는다. 과음하면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되고 혈압·심박수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부정맥 위험이 증가한다. 연말에 급성 심장 사건이 늘어나는 이유 역시 음주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알코올에 민감한 사람에게서는 심방세동이 유발되는 ‘홀리데이 하트(Holiday Heart)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폭음 직후 갑작스러운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 흉통이 나타난다면 심장 부하가 커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뇌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은 뇌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무너뜨려 판단력 저하·감정 기복·수면 장애를 일으킨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로 혈관 수축 반응이 심해지기 때문에 음주 후 체온이 떨어지는 환경에 갑자기 노출되면 어지럼, 저체온 위험까지 더해진다. 음주 후 졸음운전이 치명적인 이유도 반사 신경 저하와 뇌 기능 둔화 때문이다.


과음은 췌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은 췌장 효소 배출을 방해하고 염증 반응을 유발해 급성 췌장염 위험을 높인다. 갑작스러운 상복부 통증, 등으로 퍼지는 통증, 구토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체한 상태가 아니라 췌장염일 가능성이 있다. 췌장염은 치료가 늦으면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연말 과음 후 응급실을 찾는 대표적 질환 중 하나다.


면역 저하도 빼놓을 수 없다. 알코올은 백혈구 기능을 떨어뜨리고 수면의 질을 저하시켜 감염에 취약한 상태를 만든다. 겨울철 독감·RSV·코로나19 등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에서 과음은 감염 위험을 높이는 최악의 조건이다. 연말 모임에서 감기나 바이러스 감염이 유난히 잘 번지는 이유는 저온, 밀폐된 공간, 음주로 인한 면역 약화가 겹치기 때문이다.


체중 증가와 혈당 급등 또한 흔한 문제다. 술 자체의 칼로리도 높지만, 연말 모임에서 동반되는 고지방 안주는 혈당·중성지방을 빠르게 상승시키며 대사 질환 위험을 악화시킨다. 당뇨병 환자나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폭음에 더욱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연말 과음은 몸이 가장 약해지기 쉬운 조건 속에서 일어난다”고 지적한다. 특히 평소보다 음주량이 증가하고, 식습관·수면 패턴이 깨지며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과음의 위험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연말 모임은 즐겁지만,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즐길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천천히 마시기, 물과 함께 섭취하기, 빈속 음주 피하기, 하루 쉬는 ‘회복일’ 확보 등이 대표적이며, 폭음 경험 이후 두통·구토·가슴 통증·황달·검붉은 소변·심한 복통이 나타난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결국 단순한 숙취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간·심장·뇌·췌장·면역 전반에 부담을 주는 복합적 위험 요인이다. 음주량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