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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오래 앉을 때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취하는 자세 중 하나가 ‘양반다리’다. 특히 바닥에 앉는 문화가 익숙한 우리나라에서는 식사, 티타임, 명상, 놀이 시간 등 다양한 상황에서 양반다리 자세가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자세가 오래 지속될 경우 근골격계와 혈관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양반다리는 다리를 접고 바닥에 앉는 자세로, 언뜻 보면 편안해 보이지만 인체 구조상 무릎과 고관절, 허리에 불균형한 하중이 가해지는 비자연적인 자세다.


특히 무릎관절은 90도 이상 굽혀지고, 정강이뼈와 대퇴골이 비틀린 상태가 되며, 이로 인해 관절 사이 연골이 지속적으로 눌리게 된다. 이는 무릎관절염이나 연골연화증 같은 퇴행성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고관절이 외회전된 상태로 장시간 유지되면 골반의 정렬이 흐트러지고, 허리 근육과 엉덩이 근육의 좌우 균형이 무너져 요통이나 좌골신경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한 뒤 일어날 때 무릎이 뻣뻣하거나 허리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도 이런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양반다리의 또 다른 문제는 혈액순환 장애다. 다리를 교차해 접는 과정에서 대퇴부와 무릎 뒤쪽 혈관이 눌리면서 정맥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하체가 저리거나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하지정맥류나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자세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양반다리는 한쪽으로 체중이 쏠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좌우 다리의 길이 차이, 골반 비대칭, 허리 디스크 등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성장판에 영향을 미쳐 체형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바닥에 앉아야 할 상황이라면 쿠션이나 방석을 활용해 고관절과 무릎의 각도를 완화시키고, 무릎을 완전히 접는 양반다리보다는 한쪽 다리만 접거나 의자에 앉는 방식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또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지 않고 30분~1시간마다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자세를 바꾸는 습관도 중요하다. 이미 양반다리로 인한 통증이나 불편함이 나타나고 있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기보다는 정형외과나 물리치료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편하다는 이유로 익숙하게 유지하던 자세 하나가 오히려 관절과 신경, 혈관에 조용한 부담을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자세는 곧 건강을 좌우하는 생활 습관 중 하나다. 익숙하다고 해서 옳은 것은 아니다. 양반다리가 주는 일시적 안정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관절과 척추가 보내는 경고음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