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도는 정상인데, 발작이 반복되는 이유
가슴이 조이고 숨이 막히면 반사적으로 응급실로 향해 심전도부터 찍는 일이 흔합니다. 결과는 대부분 정상으로 나오지만 며칠, 혹은 몇 주 뒤 똑같은 증상이 다시 찾아옵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발작은 심장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뇌와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경보를 울리는 상태, 즉 공황장애 증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황발작은 뚜렷한 계기 없이 갑자기 극심한 공포와 함께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발한 등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 발작 자체는 드물지 않지만, 빈도와 강도가 심해져 진단 기준을 채우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평생 한 번 이상 공황발작을 경험하는 사람은 약 10%로 추정되며, 이 중 2~3%는 발작 빈도와 강도가 심해 공황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합니다.[1]
발작이 시작되면 교감신경이 급격히 활성화되면서 심박수와 호흡이 빨라지고, 이 반응이 다시 공포감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검사 장비가 확인하는 것은 이 자율신경계 반응의 흔적이지, 심장의 구조적 이상이 아닙니다.
발작 순간, 13가지 증상 중 몇 개가 겹치는지 확인해보세요
공황발작인지 아닌지는 증상의 개수와 진행 속도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진단기준에서는 아래 13가지 대표 증상 가운데 4가지 이상이 10분 이내에 정점에 이르렀는지를 확인합니다.
- 두근거림이나 심장이 빨리 뛰는 느낌
- 발한
- 몸이나 손의 떨림
- 숨이 가쁘거나 막히는 느낌
- 질식할 것 같은 느낌
- 가슴 통증이나 답답함
- 메스꺼움이나 복부 불편감
- 어지럼증이나 휘청거림
- 비현실감(내가 나 같지 않은 느낌)
-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는 두려움
- 죽을 것 같은 공포
- 손발 저림 등 감각 이상
- 오한이나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
발작이 시작된 순간에는 호흡을 늦추는 것만으로도 강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 4초 동안 천천히 숨을 들이마십니다.
- 7초간 숨을 참습니다.
- 8초에 걸쳐 천천히 내쉽니다.
- 이 호흡을 3~4회 반복하며 발작이 정점을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검사실에서는 무엇을 근거로 심장질환과 가릴까
발작 증상만으로는 심장질환, 갑상선 질환, 저혈당 등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검사를 통해 원인을 좁혀가며, 각 검사가 실제로 측정하는 대상과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검사 | 측정 대상 | 확인하는 기준 |
|---|
| 심전도(ECG) | 심장의 전기신호 리듬 | 부정맥·허혈성 변화 유무, 발작이 끝난 뒤 정상 리듬으로 돌아오는지 |
| 갑상선기능검사 | 혈중 갑상선호르몬·TSH 수치 | 기능항진으로 인한 심계항진 여부 |
| 혈액검사 | 혈당·전해질 수치 | 저혈당이나 전해질 불균형이 증상을 유발했는지 |
| 공황·광장공포 평가척도(PAS) | 발작 빈도·강도·회피행동 점수 | 점수 변화로 심각도와 호전 정도를 추적 |
발작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반복되면서, 이후 한 달 이상 '또 발작이 오면 어쩌나' 하는 예기불안이 이어지면 공황장애로 진단합니다. 공황장애는 방치하면 우울장애로 이어지거나 반대로 우울장애에서 공황 증상이 나타나기도 해, 초기에 정확히 구분해두는 것이 이후 관리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합니다.
대한의학회지에 발표된 국내 조사에 따르면 공황장애의 평생 유병률은 0.6%, 주요우울장애는 7.0%였으며, 두 질환은 서로 발생 위험을 높이는 양방향 연관성을 보였습니다.[2]
공황장애와 광장공포증, 임상 양상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불안장애 안에서도 세부 진단명은 각각 다른 임상 양상을 보입니다. 공황장애는 발작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중심이라면, 광장공포증은 '발작이 일어났을 때 빠져나가기 어려운 장소'에 대한 회피가 두드러집니다. 지하철, 엘리베이터, 극장처럼 도망치기 힘든 공간을 피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광장공포증이 함께 있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공황장애 진료 인원은 206,329명으로 불안장애 세부 진단 중 3위였고, 2017년 대비 공황장애는 46.7%(연평균 10.1%), 광장공포증은 167.7%(연평균 27.9%) 늘었습니다.[3]
이완요법과 고강도 운동, 발작 시기에 따라 다르게 접근합니다
공황장애 관리 방법은 이완요법과 운동요법 등으로 나뉘며, 각각 효과가 뚜렷해지는 시점이 다릅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진이 공황장애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한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고강도 간헐적 운동군은 이완요법군보다 PAS 점수와 발작 빈도가 더 크게 줄었고 이 효과는 24주 추적 시점까지 유지됐습니다.[4]
발작 빈도가 아직 높고 체력에 자신이 없는 급성기에는 호흡과 이완 훈련이 먼저 필요하고, 증상이 어느 정도 가라앉아 몸을 움직일 여유가 생긴 안정기에는 고강도 인터벌 운동이 회복 속도를 더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결과는 평균 33세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여서, 연령대나 기저질환이 다른 경우에는 같은 폭의 효과가 그대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신호가 있다면 진료를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자가관리보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우선입니다.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이 30분 이상 이어지는 경우, 발작이 한 달 넘게 반복되면서 대중교통이나 외출 자체를 피하게 된 경우, 이전에 없던 실신이나 의식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증상은 검사로 먼저 다른 원인을 배제한 뒤 접근하는 것이 순서에 맞습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