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예전엔 회사 힘들어도 “다 그렇지 뭐” 하고 넘겼는데, 이번엔 좀 세게 왔네요. 저는 중간에서 이것저것 다 받는 포지션인데, 위에서는 일정 당기라고 하고 아래에서는 지금도 벅차다고 하고, 정작 책임 소재 생기면 제 이름만 먼저 나오더라고요. 이번 주엔 제가 분명히 공유해둔 내용이 있었는데도 회의에서 갑자기 “왜 준비 안 됐냐”는 말 듣고 순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그냥 죄송하다고 했는데, 나중에 메신저 기록 다시 보니까 제가 빠뜨린 것도 아니었어요. 괜히 혼자 뒤집어쓴 거죠.

더 현타 온 건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거예요. 일 많고 야근하는 건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는데, 적어도 한 사람이 계속 방패막이 되는 구조는 진짜 사람 지치게 하네요. 집 가는 길에 “내가 여기서 더 버티는 게 맞나” 싶다가도, 또 막상 이직 생각하면 요즘 시장도 애매하고 경력 애매하게 끊기는 거 아닌가 싶어서 바로 겁납니다. 그래서 늘 퇴사 결심은 밤에 하고, 아침 되면 출근 준비하고 있는 제가 제일 웃겨요. 닉값 제대로 하는 중입니다.

그래도 이번 일 겪고 나서는 예전처럼 무작정 참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일단 메일이랑 메신저 기록 더 꼼꼼히 남기고, 구두로 받은 건 다시 문서로 확인받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말 한마디로 사람 몰아가는 분위기에서는 기록이 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퇴사할지 말지 바로 결론 내리기보다는, 일단 이력서 업데이트랑 채용공고 보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당장 나가더라도 준비된 퇴사가 낫겠다 싶어서요.

혹시 저처럼 회사에서 애매하게 책임만 커지고, 공은 못 받고, 욕은 제일 먼저 먹는 포지션인 분들 있나요? 이런 상황이면 그냥 빨리 나오는 게 맞았는지, 아니면 선 긋고 버티면서 이직 준비하는 게 맞았는지 궁금합니다. 비슷한 경험 있으셨던 분들 있으면 현실적으로 어떻게 정리했는지 좀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