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너는 일은 빠른데 왜 마무리가 늘 불안하냐”였어요. 진짜 억울했던 게, 저도 대충 하려고 한 건 아니거든요. 회의 들어가면 아이디어는 제일 먼저 튀어나오고, 급한 일 터지면 오히려 집중 확 올라가서 해결도 빨리 하는 편인데, 꼭 마지막에 파일 이름 이상하게 저장해놓는다거나 메일 첨부 빼먹는다거나, 할 일 적어둔 포스트잇을 잃어버리는 식으로 사고를 쳤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도 그냥 “나는 왜 이렇게 신나게 시작해놓고 꼭 하나씩 빠뜨리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특히 직장에서는 그런 게 더 티가 나잖아요. 학교 다닐 때는 좀 덜렁거리는 애로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회사에서는 작은 누락 하나가 바로 민폐가 되니까요. 저는 멀티태스킹 잘하는 줄 알았는데, 돌이켜보면 동시에 여러 개를 잘하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손대다가 뇌가 자꾸 새는 쪽에 가까웠어요. 누가 자리에서 잠깐만 불러도 원래 하던 일 흐름이 끊기고, 다시 앉으면 “내가 아까 어디까지 했더라?” 이러는 날이 많았고요. 반대로 진짜 흥미 생기는 일은 점심시간도 놓칠 정도로 몰입해서 주변에서 말 걸어도 못 듣는 수준이었어요. 그때는 그냥 성격이 활달하고 산만한 줄만 알았는데, 늦게나마 제 패턴을 알고 나니까 조금 덜 자책하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그래서 능력 부족으로만 몰아붙이기보다, 일을 굴리는 방식을 바꾸는 쪽으로 가보고 있어요. 메모도 예쁘게 정리하는 방식은 저랑 안 맞아서 무조건 한 군데만 씁니다. 메일 보내기 전 체크 3개, 회의 끝나면 바로 할 일 전환, 말로 들은 건 무조건 바로 적기. 이런 식으로요. 아직도 실수는 해요. 근데 예전처럼 “왜 이것도 못 하지?”로 끝내면 더 꼬이더라고요. 혹시 회사에서 저처럼 급한 일엔 날아다니는데 자잘한 누락 때문에 혼나는 분들 있나요? 저는 늦게서야 제 패턴을 이해하는 게 꽤 도움이 될 수 있었어요. 다른 분들은 직장에서 어떤 식으로 버티는지 좀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