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CSO 영업 뛰면서 제일 후회한 게 병원 평판 대충 듣고 들어간 거였음. 처음엔 원장이 직접 나와서 분위기 좋게 말하니까 사람 괜찮네 싶었거든. 처방 방향도 꾸준히 갈 거다, 거래처 오래 본다, 괜히 사람 들들 볶는 스타일 아니다 이렇게 말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까 완전 딴판이더라 ㅋㅋ

한 달 지나니까 본색 나오는데, 직원 바뀌는 속도가 너무 빠른 데는 이유가 있더라 진짜. 데스크도 자주 바뀌고 간호사도 맨날 새 얼굴이고, 원장 성격 한 번 꽂히면 오전에 웃다가 오후에 뒤집는 식이었음. 이런 데는 영업하는 사람도 진짜 피곤함. 약 얘기보다 눈치 보는 시간이 더 길어짐. 괜히 갔다가 내가 을 중의 을 되는 느낌이라 자존감도 깎이고

더 짜증나는 건 이런 병원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인다는 거임. 인테리어 깔끔하고 환자도 어느 정도 있고, 바깥에서 보면 잘 돌아가는 것 같음. 근데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표정 보면 답 나옴. 말수 적고, 질문하면 서로 눈치 보고, 원장 자리 비었을 때만 한숨 쉬는 곳. 나중엔 거래처 약국 쪽에서 먼저 귀띔해주더라. 거긴 오래 못 간다고

그래서 난 이제 새 병원 볼 때 원장 말보다 직원 체류기간 먼저 봄. 데스크 오래 있었는지, 실장이 몇 년 했는지, 납품 쪽 사람들이 표정 어떠한지. 연봉 조금 더 준다 해도 분위기 개판이면 못 버팀. 돈 몇 푼 차이보다 하루하루 덜 긁히는 데가 훨씬 낫더라. 이건 해본 사람은 알 거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