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과에서 일한 지 몇 년 됐는데, 장비 다루는 것보다 결국 사람 상대가 더 어렵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검사 자체는 프로토콜대로 가면 되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환자분 상태도 다 다르고 보호자분 분위기도 다 달라서 매일 똑같지가 않더라고요. 특히 응급으로 내려오시는 분들은 많이 예민해져 계셔서, 잠깐 설명드리는 말투 하나에도 반응이 크게 오는 날이 있어요. 저도 처음엔 왜 저렇게까지 화를 내시나 싶었는데, 계속 겪다 보니 그만큼 불안하실 수 있겠다는 쪽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야간 근무 때였어요. CT가 한꺼번에 몰려서 정신이 없는데, 한 환자분이 자세 잡는 것도 힘들어하시고 계속 움직이셔서 검사 진행이 잘 안 됐어요. 뒤에서는 다음 환자 대기하고 있고, 응급실에서는 빨리 봐달라고 연락 오고, 그 사이에서 저는 최대한 차분하게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속으로는 진짜 진땀이 나더라고요. 결국 다시 설명드리고 천천히 맞춰서 찍었는데, 검사 끝나고 환자분이 “고생 많으시네요” 한마디 해주시니까 그날 쌓였던 게 좀 풀렸어요. 이런 맛에 버티는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근데 솔직히 일 강도에 비해 연봉이나 처우는 아쉽다는 생각 많이 들어요. 밖에서 볼 땐 병원 직종이라 안정적이라고들 하는데, 실제로 들어와 보면 교대근무, 감정노동, 체력 소모가 꽤 크거든요. 병원 평판도 막상 다녀보면 외부 이미지랑 내부 분위기가 다를 때가 많았어요. 장비 좋고 이름 있는 곳이라고 꼭 일하기 편한 건 아니고, 선배들 분위기나 팀워크가 훨씬 크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신규 때 누가 바쁘더라도 말 한마디 덜 날카롭게 해주는 곳이 좋은 직장 같았어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 중에도 영상의학과나 진단방사선 쪽 일하시는 분 있으면 공감하실지 모르겠네요. 다들 병원 고를 때 연봉이랑 거리만 보셨는지, 아니면 팀 분위기나 근무표도 많이 보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요즘 이직 생각이 조금 있는데, 이름값 있는 곳으로 가는 게 맞는지 아니면 적당히 규모 있어도 사람 괜찮은 곳으로 가는 게 맞는지 계속 고민됩니다. 일 자체는 아직도 보람이 될 수 있어요. 다만 오래 하려면 몸이랑 마음이 같이 버틸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걸 점점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