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조무사로 일한 지 좀 됐는데요, 밖에서 보는 거랑 안에서 겪는 거랑 진짜 많이 다르더라고요. 주변에서는 피부과면 좀 덜 힘들지 않냐, 환자분들도 중증이 아니라 분위기가 낫지 않냐 이런 말 많이 하시는데, 막상 현장은 전혀 그렇지만도 않았어요. 물론 과마다 힘든 결이 다르겠지만 피부과는 피부과대로 사람 진이 빠지는 포인트가 되게 많았어요. 예약은 촘촘하고, 환자분들은 결과에 예민하시고, 시술 전후 안내는 꼼꼼해야 하고요. 작은 말투 하나에도 컴플레인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하루 종일 신경이 곤두서 있는 느낌이에요.

제일 힘든 건 사실 체력보다 감정소모였어요. 같은 설명을 하루에도 몇십 번씩 드리는데도 어떤 분은 바로 이해해주시고, 어떤 분은 왜 본인만 효과가 늦냐고 서운해하시거든요. 저희도 최대한 차분하게 말씀드리지만, 현장에서는 대기 길어지면 접수부터 데스크, 전화까지 한꺼번에 몰릴 때가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거기에 원장님 스케줄, 레이저실 회전, 소독, 차트 확인까지 겹치면 진짜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끝날 때도 있었어요. 피부과가 “깨끗하고 편한 일”처럼 보이는 건 진짜 겉에서만 그런 것 같아요.

연봉도 솔직히 기대만큼 만족스러운 곳이 많냐 하면 저는 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기본급은 높지 않은데 업무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직원 수 적은 곳은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다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또 서비스직 성격이 강해서 표정 관리, 말투 관리까지 계속 해야 하니까 퇴근하고 나면 말 한마디도 하기 싫을 정도예요. 특히 이벤트 많은 시기나 주말 전에는 문의 폭주해서 전화만 받아도 하루가 가고요. 이게 몸이 편한 대신 마음이 힘든 쪽에 가까운 것 같았어요. 물론 병원마다 분위기 차이는 커서 좋은 곳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저만 유독 이렇게 느끼는 건지 궁금해서 글 써봐요. 피부과 쪽 일하시는 분들, 아니면 예전에 하셨던 분들은 어떤 부분이 제일 힘드셨나요? 저는 요즘 제일 고민인 게 이 일이 적성에 안 맞는 건지, 아니면 그냥 지금 있는 곳이 유독 빡센 건지 그 경계가 잘 모르겠더라고요. 병원 평판이나 연봉도 결국 직접 겪는 강도랑 같이 봐야 하는 것 같아서요. 다들 어디까지 참고 다니셨는지 좀 솔직하게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