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경기권에서 CSO로 뛰는데 요즘 제일 궁금한 게 이거임. 병원 하나 잡고 다들 얼마까지 버티는지. 나는 예전엔 좀만 반응 식으면 바로 접고 다른 데 갔거든. 원장 표정 한 번 싸해지면 아 여기 끝났네 싶어서. 근데 그렇게 돌다 보니까 남는 게 없더라. 초반에 인사 잘 되고 커피 한 잔 받아먹는 병원만 쫓아다니면 결국 숫자가 안 찍힘.

작년에 한 곳은 진짜 접을 뻔했음. 원장이 대놓고 다른 품목 쓰고 있었고, 실장도 사람 바뀔 때마다 말 달라지고, 갈 때마다 분위기 애매했음. 솔직히 자존심도 상하지. 내가 뭐 구걸하러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두 달 정도는 가면서도 속으로 아 이건 아니다 싶었는데, 이상하게 완전히 끊지는 못하겠더라. 환자 수는 꾸준했고 처방 패턴이 아예 안 맞는 것도 아니었거든.

그래서 그냥 태도 바꿨음. 괜히 친한 척, 말 길게, 정보 많이 이런 거 다 빼고 필요한 얘기만 짧게 했음. 방문 주기도 오히려 일정하게 맞추고, 실장 바뀌어도 똑같이 설명하고, 반응 없어도 그냥 흔들리지 말자 이 마인드로 갔지. 그랬더니 한 4개월 지나서부터 조금씩 열리더라. 갑자기 잘해준다 이런 건 아닌데, 필요한 순간에 먼저 연락 오고 품목 하나 들어가기 시작하니까 그제야 감이 왔음. 아, 내가 너무 빨리 포기했구나

이 일 하다 보면 자꾸 느낌으로 판단하게 됨. 원장 표정, 실장 말투, 오늘 분위기. 근데 그거 따라가면 멘탈만 털림 ㅋㅋ 결국 남는 건 병원 데이터랑 내 방문 누적밖에 없더라. 진짜 별 반응 없던 데서 나중에 터지는 경우 나는 꽤 봤음. 반대로 초반에 웃으면서 받아주던 데는 몇 달 뒤에 감감무소식인 경우도 많았고.

그래서 같은 직군 형들한테 묻고 싶음. 반응 애매한 병원, 다들 몇 달까지는 보고 감? 나는 이제 최소 반년은 본다는 쪽으로 바뀌었는데, 이게 미련인지 버티는 건지 가끔 헷갈림. 괜히 발 넓히겠다고 여기저기 찔러보다가 정작 될 데를 내가 먼저 놓친 느낌이 좀 있어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