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준비하면서 제일 답답한 게 뭐냐고 하면 저는 평판이더라고요. 장비나 입지야 돈 들이면 어느 정도 맞춰지는데, 평판은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줄 세워진 느낌이라 좀 허탈했어요. 진료를 아직 한 것도 아닌데 어디 출신이냐, 어디서 얼마나 있었냐, 페이 얼마 받았냐 이런 걸로 사람을 다 본 것처럼 얘기 돌잖아요.

더 웃긴 건 환자 평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원장들끼리도 서로 병원 수준 재고, 직원들도 지원할 때 이미 커뮤 후기부터 보고 들어오고요. 한 줄 써놓은 말이 계속 따라다니는데,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해명할 데도 마땅치 않고 ㅠㅠ 진짜 현장에서는 하루하루 버티면서 일한 건데 밖에서는 이미지 몇 조각으로 끝나는 느낌... 너무 허무합니다.

요즘은 연봉 얘기도 결국 평판이랑 묶이더라고요. 저평가되면 조건도 바로 눌리고, 괜히 이것저것 따지면 까다로운 사람 소리 듣고요. 아니 적어도 사람 하나 들일 때, 혹은 같이 일할 사람 볼 때 조금은 실제로 어떤 진료를 했는지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다들 입으로는 실력 본다는데 현실은 소문이 먼저 먹혀요 ㅋㅋ

저도 나이 먹을 만큼 먹었는데 이게 아직도 제일 스트레스네요. 개원은 결국 제가 책임지는 판인데, 막상 준비하다 보면 의사로서 뭘 해왔는지보다 남이 나를 어떻게 떠드느냐가 더 크게 작동하는 순간이 많아서요. 진짜 맥 빠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