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약국에서 근무한 지 몇 년 지나니까 처음이랑 고민 포인트가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예전에는 일 배우는 게 우선이라 바쁜 것도 그냥 견뎠는데, 요즘은 이게 계속 다닐 만한 구조인지부터 보게 돼요. 처방 몰리는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인력은 늘 빠듯하고, 복약설명은 점점 더 꼼꼼하게 해야 하니까 체력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날이 많았어요. 환자분들 응대하다 보면 보람도 분명 있는데, 그걸로만 버티기엔 연차 쌓일수록 현실 계산을 안 할 수가 없네요.
특히 연차 쓰는 분위기가 제일 답답했어요. 서류상으로는 있는데 실제로는 눈치 보여서 못 쓰는 곳, 다들 한 번쯤 겪지 않나요. 대체 인력 구하기 어렵다는 말도 이해는 가는데, 그 부담을 왜 늘 근무약사가 같이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몸이 쉬어야 실수도 줄고 설명도 더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데, 그런 기본적인 부분이 안 되면 오래 일하기 힘들 수 있어요. 결국 약국도 의료 현장이라서 사람 갈아 넣는 방식으로 굴리면 여러 면에서 한계가 올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요즘은 이직도 진지하게 보고 있어요. 예전엔 그냥 급여만 봤는데, 이제는 근무표가 얼마나 예측 가능한지, 연차 사용이 실제로 가능한지, 조제 외 업무가 어디까지인지, 원장이나 관리자랑 소통이 되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져요. 괜히 참고 다니다가 번아웃 오면 회복하는 데 더 오래 걸리더라고요. 물론 옮긴다고 무조건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지금보다 나은 조건을 찾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