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인데, 요즘 현장에서 제일 크게 느끼는 고충은 약 자체보다도 설명할 시간과 기다리는 사람들의 압박 사이에서 계속 끼인다는 점이에요. 처방전은 몰리는데 복약설명은 짧게 끝낼 수 없는 경우가 많고, 한 분께 조금만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뒤에서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는 표정이 바로 느껴지거든요. 저도 빨리 드리고 싶은데, 약은 대충 설명하고 넘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서 늘 그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기분이에요.
특히 고령 환자분들이 많거나, 같은 성분인데 모양이 바뀐 약이 섞여 나오면 설명을 더 드려야 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보호자분은 바쁘고, 환자분은 불안해하시고, 앞에서는 접수 문의가 들어오고, 뒤에서는 재고 확인해야 하고… 이런 상황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돼요. 바깥에서 보면 그냥 약 봉투 건네는 일처럼 보일 수 있는데, 실제로는 작은 오해 하나가 복약 순응도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서 긴장을 늦추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하는데, 그 과정이 현장에서는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커요.
또 하나는 병원과 약국 사이에 환자 불만이 애매하게 쏠리는 구조예요. 처방 변경이나 대체조제가 바로 안 되는 상황, 재고가 당장 없는 약, 본인부담금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경우 같은 것들이 있으면 설명은 결국 약국에서 길게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환자 입장에서는 당장 눈앞에 있는 사람이 약사니까 제일 먼저 답답함을 표출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해는 하지만, 하루 종일 그런 상황을 반복해서 받다 보면 말투를 끝까지 정리해서 유지하는 것도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문전약국은 업무량보다도 감정 소모가 더 크게 남는 날이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설명 잘 듣고 고맙다고 해주시는 분들 만나면 버틸 힘이 되긴 해요. 그래도 제도적으로든 현장 운영 방식이든, 약사가 복약상담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면 환자한테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약사분들도 비슷하게 느끼시는지 궁금하네요. 특히 바쁜 시간대 설명 방식이나 컴플레인 들어올 때 본인만의 정리법 있으면 좀 배우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