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에서 일하면 제약 쪽 연락이 생각보다 훨씬 자주 오거든. 근데 내가 제일 힘든 건 뭐 물어보러 오는 전화 자체보다, 타이밍 진짜 안 보고 한꺼번에 몰릴 때임. 오전 진료 시작하고 환자 몰리면 접수도 정신없고 원장님 찾는 사람도 많고 주사 준비까지 겹치는데 그때 딱 전화 와서 “원장님 잠깐 가능하세요?” 이러면 솔직히 머리 띵해 ㅠㅠ
한 번은 처치 들어가려던 타이밍에 같은 회사에서 몇 분 간격으로 두 번인가 세 번인가 연락 온 적 있었거든. 내가 지금 진료 중이라 어렵다고 했는데도 “그럼 언제쯤 통화 가능하실까요” 계속 묻는 거야. 그때 나도 예민해져서 말투가 좀 딱딱해졌는데 끊고 나서도 괜히 찝찝했음. 상대도 일하는 거 아는데, 받는 쪽도 일하는 중이란 걸 좀만 더 생각해줬으면 싶더라
그리고 제일 난감한 게 원장님 안 계시거나 바쁠 때 나 통해서 메시지 남기려는 경우임. 제품명, 전달 내용, 다시 연락받을 번호까지 후다닥 말하면 내가 그걸 한 번에 다 받아 적어야 되잖아. 근데 뒤에서 환자 부르고 있고 보호자는 계속 물어보고 있으면 진짜 멘붕 와 ㅋㅋ 잘못 적으면 또 내가 중간에서 꼬이고, 전달 늦으면 괜히 우리 쪽이 무성의해 보일까 봐 신경 쓰이고
가끔은 어떤 분들은 되게 익숙하게 말해서 내가 바로 상황 파악할 거라 생각하는데, 현장은 그럴 여유가 없음 ㅠㅠ 전화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소속, 용건, 급한 건지 아닌지 이게 빨리 정리돼야 하거든. 근데 빙빙 돌리거나 친한 척하면서 길게 시작하면 그 몇 초가 더 피곤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그런 전화 몇 통 쌓이면 하루 끝날 때 진 빠져
나도 처음엔 내가 예민한가 했는데, 같이 일하는 쌤들도 비슷하게 느끼더라. 진료 안 끊기게 중간에서 다 받아내야 하는 사람이 결국 간호조무사나 데스크라서 그런가 봄. 그래서 요즘은 전화 오면 최대한 짧게 끊어 말하게 유도하는데, 그것도 하루 컨디션 따라 쉽지 않다 ㅋㅋ 진짜 바쁜 시간대 전화 한 통이 별거 아닌데 별거가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