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개원 준비 중인 가정의학과 의사입니다. 요즘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이 “진료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예요. 사실 진료야 오래 해왔으니까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는데, 막상 개원을 준비해보니까 전혀 다른 종류의 체력이 필요하더라고요. 입지, 임대 조건, 인테리어, 장비, 전산, 직원 채용까지 하나하나 결정해야 하는데, 뭘 골라도 다 돈이고 또 한 번 정하면 쉽게 되돌리기 어렵다는 부담이 계속 있어요.
특히 제일 힘든 건 기준이 자꾸 흔들린다는 점이었어요. 처음에는 “환자 보기 편한 구조로 만들자” 이렇게 단순했는데, 견적 몇 번 받아보고 나면 현실이 바로 들어오더라고요. 하고 싶은 건 많아도 예산이 한정돼 있으니까 어디까지 줄이고 어디는 꼭 지켜야 하는지 계속 계산하게 됩니다. 그런데 또 너무 비용만 보면 나중에 진료 동선이나 직원 업무 효율에서 후회할 것 같고요. 주변에 물어보면 다들 조언은 해주시는데, 경험이 다 달라서 오히려 더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어요.
사람 문제도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좋은 선생님, 좋은 직원분들과 같이 시작하고 싶은데, 막상 채용 공고를 내고 면접을 보면 “내가 이 팀을 잘 꾸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깁니다. 개원 초기에 분위기가 한번 꼬이면 오래 갈 수 있다는 얘기도 많이 들어서 괜히 예민해지고요. 환자분들한테는 안정감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데, 정작 준비하는 사람은 매일 숫자 보고 계약서 보고 마음이 들쑥날쑥하네요. 개원 앞둔 분들이 왜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지 이제 좀 알 것 같아요.
그래도 한편으로는 이 과정을 겪으면서 제가 어떤 진료를 하고 싶은지 더 선명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크게 화려하지 않아도 오래 버틸 수 있는 구조, 직원들도 덜 지치고 환자분들도 편하게 느낄 수 있는 흐름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여기 계신 선생님들은 개원 준비하면서 제일 후회 없었던 선택이 뭐였나요? 반대로 “이건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 같은 부분도 있으면 들려주시면 정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