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찍고 나오면 몸은 분명 집 가는 중인데, 머리는 아직 병동에 남아 있는 느낌 드는 날 있지 않나요. 저는 원래 운동으로 스트레스 푸는 편이라 퇴근 후에 헬스장 가거나 러닝 조금만 해도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어떤 날은 샤워까지 다 하고 누워도 아까 했던 말, 놓친 건 없었는지, 그 표정은 무슨 뜻이었는지 계속 생각나요. 특히 바빴던 날보다 애매하게 찝찝했던 날이 더 오래 가는 것 같아요.
예전엔 “내가 예민한가?” 싶었는데, 주변 얘기 들어보면 다들 비슷하더라고요. 일 끝나고도 환자 상태나 보호자랑 나눴던 대화가 문득문득 다시 떠오르고, 내가 좀 더 다르게 말했으면 어땠을까 혼자 복기하게 되고요. 웃긴 건 몸은 진짜 피곤해서 운동할 때 심박수는 잘 오르는데, 정작 머릿속은 정리가 안 되는 날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요즘은 운동도 무조건 세게 하는 것보다, 퇴근 직후 20~30분 정도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부터 하는 쪽이 저한텐 더 도움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집 도착하면 아예 머릿속에 맴도는 거를 메모장에 짧게 써버려요. “이건 내일 확인”, “이건 그냥 감정”, “이건 내가 너무 곱씹는 중” 이렇게 구분해서 적으면 조금 덜 붙잡히는 느낌? 완전히 해결되는 건 아닌데, 적어도 침대에 누워서 같은 생각을 열 번씩 반복하는 건 줄어들었어요. 괜히 밤늦게 단백질 먹고 운동 더 하면 개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각성돼서 더 잠 안 오는 날도 있어서 그건 사람마다 다를 것 같아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은 퇴근 후 안 풀리는 생각들 어떻게 끊으세요? 운동, 산책, 반신욕, 그냥 바로 기절 모드 다 해봤는데도 어떤 날은 쉽지 않네요. 의료직은 몸 피곤한 거랑 별개로 머리 피로가 따로 오는 것 같아서요. 다들 자기만의 루틴 있으면 좀 공유 부탁드려요. 저도 괜찮았던 거 있으면 더 해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