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의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한 지 좀 됐는데, 요즘 들어 제일 힘든 건 일이 많다는 것 자체보다도 흐름이 한 번 꼬이면 그날이 진짜 너무 길어진다는 거야. 접수 밀리지, 전화 오지, 원장님 찾지, 처치 들어가야 하지, 보호자는 바로 설명해달라 하지. 한꺼번에 겹치면 내가 지금 뭘 먼저 해야 하는지 머리는 돌아가는데 몸이 하나라 너무 답답해. 환자분들은 잠깐 기다리는 그 몇 분이 길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안쪽에서는 그 몇 분 사이에 열 가지가 동시에 터질 때가 많거든.

특히 제일 애매한 게 감정노동 같은 부분이야. 바쁜 건 바쁜 건데 티 내면 안 될 것 같고, 친절해야 하는 건 당연한데 설명을 몇 번 드려도 바로 화부터 내는 분 만나면 솔직히 멘탈 확 깎여. 우리가 일부러 늦게 해드리는 것도 아니고 순서랑 상황이 있어서 그런 건데, 그걸 다 이해받기는 어렵더라. 원장님, 환자, 보호자 사이에서 말 한마디 잘못 전달되면 그 분위기까지 다 떠안게 되는 날도 있고. 그런 날 퇴근하면 몸보다 머리가 더 피곤해.

그리고 의외로 제일 서러운 건 “앉아서 편하게 일하겠다” 이런 식으로 보는 시선이야. 실제로는 계속 서 있거나 왔다 갔다 하고, 소모품 체크부터 정리, 청소, 안내, 처치 보조까지 자잘한 일이 끝이 없잖아. 티 안 나는 일이라 더 그렇지, 한 사람 비면 바로 구멍 나는 자리라고 생각해. 진짜 현장은 작은 실수 하나 안 나게 계속 긴장하고 있어야 해서,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체력도 정신력도 많이 드는 일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