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과에서 일하다 보면 검사 자체보다도 사람 응대에서 더 진이 빠지는 날이 있지 않나 싶어요. 얼마 전에도 외래랑 응급 쪽이 한꺼번에 몰려서 CT, 일반촬영 계속 이어 받는데, 환자분들은 당연히 불안하시고 보호자분들은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고 물으시고요. 저희 입장에서는 순서만 빨리 빼면 되는 게 아니라 환자 상태 확인도 해야 하고, 협조 어려운 분들은 자세 잡는 것부터 시간이 더 걸리니까 마음은 급한데 설명은 또 차분하게 해야 해서 그날은 유독 숨 돌릴 틈이 없었어요.
그중에 고령 환자분 한 분이 계셨는데, 이동도 불편하시고 말귀도 조금 늦게 알아들으셔서 촬영 전에 같은 설명을 몇 번 드렸어요. 솔직히 뒤에 대기 환자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빨라질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보호자분이 옆에서 “천천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시는데 그 말 한마디가 좀 크게 남더라고요. 바쁘다고 제가 당연히 해야 할 걸 했을 뿐인데, 누군가는 그걸 되게 절실하게 받아들이는구나 싶었습니다.
사실 현장에서는 저희도 사람이라 체력 떨어지면 표정 관리가 잘 안 될 때가 있잖아요. 검사 설명은 반복이고, 오해는 쉽게 생기고, 결과는 우리가 말할 수 없는 부분도 많고요. 그래서 더 무심해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네요. 특히 “왜 결과 바로 안 알려주냐”는 질문은 거의 매일 듣는 것 같아요. 최대한 안내는 드리지만, 괜히 단정적으로 말하면 안 되니까 늘 조심하게 되고요. 그런 부분은 환자분들 불안을 조금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지는 아직도 늘 어렵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은 바쁜 날 멘탈 관리 어떻게 하세요? 저는 검사 하나 끝날 때마다 잠깐씩 호흡 고르려고 하는데도 몰리는 시간대엔 잘 안 되네요. 그래도 저날 이후로는 설명 한 번 더 드리는 게 결국 일 늦추는 게 아니라 전체 분위기를 덜 날카롭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현장 계신 분들은 비슷한 순간 한 번쯤 있으셨을 것 같아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