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아실 텐데, 꼭 바쁜 날엔 신기하게 다 같이 몰리지 않나요. 오늘이 딱 그랬어요. 오전부터 스케일링, 인상, 어시스트, 소독실 왔다 갔다 하는데 체어 세 개를 거의 동시에 본 느낌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원장님은 벨 부르시고, 환자분은 “언제 끝나요?” 물으시고, 보호자분은 접수 쪽에서 또 질문하시고… 저는 웃고는 있었는데 속으로는 “저 지금 분신술이 필요해요” 이러고 있었어요.
제일 진 빠졌던 건 설명드리는 순간이었어요. 환자분 입장에서는 당연히 궁금하실 수 있는데, 같은 내용을 오전 내내 몇 번씩 반복하다 보면 목이 먼저 나가요. 특히 양치나 관리 설명은 분명 중요해서 꼼꼼히 말씀드려야 하잖아요. 근데 어떤 분은 엄청 잘 들어주시고, 어떤 분은 대답은 하시는데 바로 “근데 왜 또 이래요?” 하셔서 순간 멍해질 때가 있어요. 물론 한 번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어서 천천히 반복 설명드리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저도 그래서 최대한 말투 안 딱딱하게 하려고 하는데, 바쁠수록 그게 제일 어렵네요.
그리고 은근히 체력 갈아 넣는 게 어정쩡한 자세로 어시스트 보는 거… 허리랑 어깨가 진짜 장난 아니에요. 끝나고 유니폼 갈아입을 때 “오늘도 살아남았다” 싶었어요. 환자분들은 잠깐 진료 보고 가시지만 저희는 그 사이사이 정리, 멸균, 다음 세팅까지 다 이어지니까 한 타임만 꼬여도 하루 전체가 도미노처럼 흔들리더라고요. 그래도 치료 끝나고 환자분이 “생각보다 안 무서웠어요” 하시면 그 한마디에 좀 풀리긴 해요. 그럴 때는 또 이 일 계속하는 이유가 있구나 싶고요.
근데 저만 그런가요, 유독 바쁜 날엔 별말 아닌 한마디에도 괜히 서운해질 때 있지 않나요. 티는 안 내는데 집 가는 길에 혼자 계속 생각나요. 다들 이런 날 어떻게 털어내세요? 그냥 자고 일어나면 리셋되는 편인지, 아니면 따로 스트레스 푸는 방법 있는지 궁금해요. 의료 쪽 일하시는 분들, 오늘도 다들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