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당직 끝나고 집 가는 길마다 이직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전공의 시작할 때만 해도 그냥 버티면 좀 나아지겠지 싶었는데, 막상 연차가 쌓이니까 몸이 익숙해지는 거랑 마음이 편해지는 건 또 다르더라고요. 환자 보는 건 여전히 배우는 게 많고, 내과 자체는 저한테 잘 맞는 편인데, 생활이 계속 이렇게 가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자꾸 듭니다. 특히 연속으로 바쁜 주 지나고 나면 “내가 여기서 더 버티는 게 맞나” 하는 마음이 좀 세게 올라옵니다.
주변 보면 남는 사람도 있고, 중간에 방향 바꾸는 사람도 있고, 펠로우까지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다들 겉으로는 담담해 보여도 속은 비슷한가 싶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직 고민 자체를 좀 도망치는 느낌으로 받아들였는데, 요즘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결국 사람마다 버틸 수 있는 방식이 다르고, 내가 어떤 생활을 감당할 수 있는지 솔직하게 보는 것도 필요하더라고요. 다만 감정 올라왔을 때 바로 결정하면 후회할 수도 있어서, 저는 당직 많은 달에는 일부러 큰 판단 미루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걱정은 역시 경력 흐름이 제일 큽니다. 애매한 시점에 움직였다가 이도 저도 아닌 모양이 될까 봐 겁나고, 그렇다고 계속 남아 있다가 너무 지쳐버릴까 봐 그것도 무섭습니다. 서울 안에서 움직이는 것도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고, 사람 일이라는 게 결국 평판이나 타이밍도 무시 못 하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무작정 옮길 곳을 찾기보다, 내가 지금 제일 힘든 게 업무량인지 조직문화인지, 아니면 그냥 누적 피로인지부터 구분해보려고 합니다. 그걸 나눠서 봐야 다음 선택이 좀 덜 흔들릴 것 같아서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은 연차 올라가면서 이런 고민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냥 다들 비슷하게 지나가는 구간인지, 아니면 진짜로 방향을 바꿔야 할 신호가 따로 있는지요. 너무 감정적으로 굴고 싶진 않은데, 또 몸이랑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모른 척하는 것도 오래 보면 도움이 안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험 있으셨던 분들 있으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