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데려왔을 때만 해도 제가 얘를 돌본다고 생각했거든요. 작은 방 한쪽에 숨숨집 놓고, 발 안 시리라고 러그 깔고, 창가에 햇빛 드는 시간 계산해서 자리도 바꿔주고. 셀프 인테리어 좋아해서 그런 쪽으로는 자신 있었는데 막상 살아 있는 존재가 집에 들어오니까 집이 그냥 예쁜 공간이면 끝나는 게 아니더라구요. 얘가 편한지, 덜 무서운지, 오늘 표정이 어떤지 그런 걸 먼저 보게 됐어요.

원래 저는 집에 들어오면 바로 눕는 스타일이었는데 그 뒤로는 현관문 열자마자 이름부터 불렀어요. 대답처럼 야옹 한 번 들리면 그날 기분이 좀 풀리고, 안 들리면 괜히 심장 철렁하고 ㅠㅠ 밥그릇 물그릇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고, 청소도 내가 깔끔해 보이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이 아이가 먼지 먹을까 봐 하게 됐고요. 진짜 별거 아닌데 제 중심이 조금씩 바뀌더라구요.

제일 크게 변한 건 성격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원래 급하고 생각도 막 튀는 편인데, 얘는 자기 속도로만 움직이잖아요. 불러도 안 오고, 안기기 싫으면 딱 티 내고, 아프면 더 조용해지고. 그걸 몇 년 같이 보다 보니까 상대가 말을 안 해도 살피는 버릇이 생겼어요. 기다리는 것도 전보다 훨씬 잘하게 됐고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방식이 시끄럽게 표현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없는데도 그 변화는 안 없어졌어요. 아직도 집 가면 습관처럼 조용히 문 열고 들어가고, 햇빛 좋은 자리 보면 아 거기 좋아했는데 싶고, 바닥에 물 한 방울 떨어져 있으면 예전처럼 바로 닦아요. 한동안은 이런 제 모습이 더 슬펐어요. 없는데 왜 계속 이러지 싶어서. 근데 요즘은 그게 남은 거라고 생각해요. 같이 산 시간이 저를 이렇게 바꿔놓은 거니까.

입양하고 나서 변한 점을 하나만 말하라면, 저는 집을 보는 눈이 달라진 게 아니라 마음 쓰는 방향이 달라진 거였어요. 전에는 제 취향이 먼저였는데 그 뒤로는 늘 같이 사는 존재를 먼저 떠올리게 됐어요. 그게 아직도 남아 있어서 가끔 너무 허전한데, 또 그래서 오래 같이 산 것 같기도 해요. 아직도 보고 싶네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