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희 집 햄찌 때문에 하루 루틴이 은근히 바뀌었어요. 원래는 퇴근하고 그냥 누워서 폰만 보다가 시간 날리는 날이 많았는데, 이제는 집 오자마자 제일 먼저 케이지 쪽부터 보게 되더라고요. 밥은 얼마나 먹었는지, 물은 잘 마셨는지, 오늘은 어디에 톱밥을 잔뜩 모아놨는지 그런 거요. 진짜 남이 보면 별거 아닌데 집사 입장에서는 그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너무 귀엽고 신경 쓰여요. 특히 조용하다가 갑자기 챗바퀴 돌리는 소리 나면 “아 오늘 컨디션 괜찮은가 보다” 싶어서 괜히 안심돼요.

햄스터가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막 티 나게 애교 부리는 스타일은 아니잖아요. 근데 같이 지내다 보면 나름의 표현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 햄찌는 기분 좋을 때 모래목욕 진짜 열심히 하고, 간식 냄새 맡으면 은근히 빠르게 다가오거든요. 손 위에 바로 올라오는 날도 있고, 절대 싫다고 뒤돌아가는 날도 있는데 그런 날은 또 “오늘은 혼자 있고 싶은 날인가 보다” 하고 거리 두게 돼요. 예전엔 작고 조용한 동물이라 돌보는 게 단순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세심하게 보게 되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제일 웃긴 건 집 청소할 때예요. 케이지 정리 싹 해주고 예쁘게 꾸며놨다고 생각하면 꼭 본인 마음대로 다시 인테리어하더라고요. 숨숨집 앞에 있던 걸 옆으로 밀어놓고, 톱밥 산 만들어놓고, 간식은 또 자기만 아는 곳에 저장해두고요. 처음엔 “내가 정리한 의미가 뭐지” 싶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그냥 햄찌 취향 존중하게 돼요. 너무 과하게 환경 바꾸는 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서, 요즘은 청소도 조금씩 조심해서 하게 되네요. 비슷하게 키우는 분들은 청소 주기나 배치 바꿀 때 기준 어떻게 잡으세요?

진짜 신기한 건, 이렇게 작은 생명 하나랑 같이 산다는 것만으로도 집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거예요. 말은 못 해도 존재감이 꽤 크고, 내가 더 부지런해지기도 하고요. 가끔은 예민해 보이거나 평소랑 다르게 축 처져 보일 때도 있어서 괜히 걱정되는데, 그럴 땐 무리해서 만지기보다 조용히 지켜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아무튼 햄찌 키우기 전엔 몰랐는데, 소동물이랑 사는 일상도 은근히 감정 소모가 아니라 감정 충전이 되네요. 다른 집사분들은 제일 귀엽다고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