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때문에 산부인과 따라갔다가 검사 같이 듣고 왔는데, 진짜 별거 아닌 거 같으면서도 사람 마음은 별거가 아니더라고요. 저는 귀도 안 좋고 이명도 있어서 병원만 가면 더 예민해지는데, 거긴 조용한 듯하면서도 안내는 작게 들리고 사람은 많고... 제 차례 아닌데도 자꾸 긴장됐습니다. 괜히 의자에 앉아 있다가 몇 번이나 다시 물어봤네요. 좀 민망했어요 ㅠㅠ

검사 자체는 제가 받는 건 아니었는데 옆에서 기다리는 그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안에서 뭐 하는지 모르겠고, 나오면 표정부터 보게 되잖아요. 와이프도 담담한 척하는데 손에 힘 들어간 게 보이더라고요. 저도 별말 못 했습니다. 괜히 괜찮냐 물었다가 더 신경 쓰이게 할까 봐요. 이런 데선 남편이 같이 와도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싶었습니다. 그냥 옆에 앉아 있는 것밖에.

의사 설명 들을 때도 참... 제가 귀가 이러니까 중요한 말 놓칠까 봐 더 답답했습니다. 한 번 놓치면 다시 되묻기도 조심스럽고, 와이프 표정 보랴 설명 들으랴 정신이 없더군요. 집에 오는 길에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계속 곱씹었습니다. 병원 다녀오면 보통 속이 좀 시원해야 되는데, 이날은 오히려 더 먹먹했어요. 검사받고 끝이 아니라 그 뒤에 기다리는 시간이 사람을 더 지치게 하는 느낌?

제일 남는 건 이상하게 결과보다 분위기였습니다. 커튼 쳐진 검사실, 낮은 목소리, 보호자 의자에 앉아 멀뚱히 기다리는 그 시간. 저는 귀에서 삐 소리 나니까 더 집중도 안 되고 ㅋㅋ 괜히 혼자 별생각 다 했네요. 큰일은 아니라는데도 한 번 그런 자리 다녀오면 마음이 툭 가라앉습니다. 산부인과가 원래 그런 곳인지, 제가 유난인 건지 모르겠는데 어제는 참 답답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