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몇 달째 잠이 너무 엉망이라 결국 동네 내과 다녀왔어요. 원래는 그냥 제가 예민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누워도 한참 뒤척이고 겨우 잠들어도 새벽에 두세 번씩 깨니까 낮에 사람이 좀 닳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커피 줄여보고, 폰도 일찍 내려놓고, 억지로 눈 감고 버텨봤는데 크게 달라지는 건 없어서 더 미루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집 근처 성북 ○○내과 갔는데, 생각보다 이런 걸로 오는 사람도 꽤 있는지 접수할 때부터 크게 이상하게 보지는 않아서 그건 좀 덜 부담됐어요.

진료실에서는 잠드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중간에 깨는지, 가슴 두근거림이나 체중 변화 같은 건 없는지 이것저것 묻더라고요. 저는 그냥 수면제만 바로 주는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생활 패턴이랑 최근 스트레스, 식사 시간 같은 것도 꽤 자세히 보셔서 의외였어요. 피검사 얘기도 잠깐 나왔고, 당장 큰 병을 단정하기보다는 몸 상태를 같이 보자는 느낌이었어요. 그런 설명을 들으니까 괜히 혼자 상상하던 것보다는 좀 덜 무서웠고, 적어도 “왜 이러지” 하고 막연하게 버티는 것보단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다만 병원 한 번 갔다고 바로 개운해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진료 보고 나오는 길에도 솔직히 피곤한 건 똑같았고, 내가 이걸로 얼마나 나아질까 싶어서 좀 허무하긴 했어요.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고 밤마다 버티는 것보단 낫다는 정도? 만성으로 잠 안 오는 분들은 내과 먼저 가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혹시 저처럼 잠은 안 오는데 낮에는 멍하고 예민해지는 쪽 심한 분들, 보통 어느 과부터 꾸준히 다니셨는지 궁금하네요. 내과에서 시작해서 계속 보는 게 나았는지, 다른 쪽도 같이 봤는지 경험 있으면 좀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