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바꾼 뒤로 제일 빡치는 게 뭔지 앎? 이제 배 때문에 약속 깨는 일이 거의 없어짐. 예전엔 카페 한번 가려 해도 화장실 위치부터 봤는데 요즘은 그냥 앉아서 커피 마심. 솔직히 이게 남들한텐 기본인 거 알아도 나한텐 좀 큼ㅋㅋ
며칠 전엔 연구실에서 회의 두 시간 넘게 했는데 중간에 식은땀 안 나고 배 꼬이는 느낌도 덜해서 내가 먼저 자료 설명까지 다 함. 다들 컨디션 좋아 보인다고 하는데 그냥 속이 덜 뒤집힌 건데 괜히 능력치 올라간 사람처럼 보이더라. 은근 기분 좋았음
근데 그래서 더 열받음. 내가 게을러서 맨날 예민한 줄 알았던 시간들이 좀 허무해서. 약 하나 맞으니까 생활 반경이 달라지네 진짜. 괜히 요즘 밥 먹고 바로 어디 이동하는 것도 별생각 없어짐. 이런 평범한 걸 이제야 누리는 게 좀 재수없게 느껴질 정도로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