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딱지 다 떨어지고 나면 좀 살 거 같았는데 그때부터 더 이상해졌네요. 겉은 멀쩡한데 속에서 계속 화끈거리고 바늘로 콕콕 찌르는 느낌이 남아있어요. 옷 스치기만 해도 신경 쓰이고, 밤 되면 괜히 더 예민해져서 잠을 깊게 못 자겠고요. 병원에서는 시간 지나면 가라앉는다고 하는데 그 시간이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처음엔 그냥 참으면 되겠지 했는데 사람 성격이 점점 까칠해집니다. 아픈 것도 아픈 건데 남들은 다 끝난 병처럼 보는데 혼자만 질질 끌고 있는 느낌이라 더 짜증나요. 집에서도 괜히 별거 아닌 걸로 버럭하게 되고, 잠 설친 다음날은 머리까지 띵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ㅠㅠ 이게 몸만의 문제가 아닌 거 같아요 진짜.

진통제 먹는 날도 있고 안 먹는 날도 있는데, 약 먹어도 깔끔하게 없어지는 통증이 아니라서 더 답답하네요. 차라리 아프면 아픈 한 군데만 딱 아프든가, 이건 뜨겁다가 저리다가 간질간질하다가... 사람 미치게 함 ㅋㅋ 서울 살아서 병원 가는 건 어렵지 않은데 갈 때마다 비슷한 말 들으니까 그것도 슬슬 힘 빠지고요.

나이 먹고 아픈 건 티 안 나게 오래 간다는 말 괜히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이런 식으로 느끼니까 좀 서글프네요. 오늘도 별거 안 했는데 그 부위 신경 쓰여서 괜히 하루 종일 기분만 잡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