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지나간 지는 좀 됐는데, 솔직히 아픈 건 끝났어도 몸이 완전히 끝났다는 느낌은 아니더라고요.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데 옆구리 쪽이 한번씩 찌릿하고, 옷만 스쳐도 기분 나쁘게 예민하고... 이게 참 애매해요. 남들은 다 나았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계속 신경 쓰이니까. 그래서 이번에 내과 가서 이것저것 검사 다시 받아봤어요.
가기 전에는 괜히 겁도 났습니다. 혹시 다른 거 섞여 있나 싶기도 하고, 나이 먹으니까 별 생각이 다 남 ㅠㅠ 피검사 하고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아픈 부위 설명하는 것도 좀 웃기더라고요. 막 죽을 만큼 아픈 건 아닌데 그렇다고 무시하기엔 계속 거슬리는 그 느낌. 말로 하려니까 내가 유난 떠는 사람 같고. 근데 또 안 물어보면 답답하고요.
검사 결과는 큰 이상은 없다고 들었는데, 듣고 나서 안심이 확 되기보단 오히려 더 이상했어요. 아프긴 아픈데 이상은 없다니까 그럼 이 찝찝한 건 뭐지 싶은 거죠. 의사는 신경통처럼 오래 갈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말 한마디가 되게 현실적으로 들렸어요. 깔끔하게 끝나는 병이 아니구나 싶어서. 괜히 혼자 성질도 좀 나고 ㅋㅋ 진작 알았으면 덜 조급했을 텐데 싶고.
요즘은 아픈 것보다 예민해진 내가 더 피곤합니다. 잠깐 무리한 날엔 바로 신경이 곤두서는 느낌 들고, 괜히 그쪽 만져보고 확인해보고. 별거 아닌데도 또 시작됐나 싶어서 신경이 거기로만 가요. 가족은 너무 걱정 말라는데, 안 아픈 사람이야 그렇게 말하지... 싶을 때도 있어요. 티 안 나는 불편함이 은근 사람 지치게 하네요.
그래도 검사 한번 받고 나니까 적어도 딴 병 숨은 건 아니구나 하는 정도는 남았습니다. 시원하다 이런 건 아니고, 그냥 조금 덜 불안한 정도. 나이 들어서 그런지 통증 자체보다 이게 언제 끝나나, 계속 이러나 그 생각이 더 사람 잡네요. 오늘도 별일 없는데 괜히 그 부위 신경 쓰여서 한숨 한번 나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