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 제일 거슬리는 게 밥만 먹으면 배가 너무 묵직해지는 거였어요. 체한 것도 아닌데 명치 아래가 꽉 막힌 느낌이 오래 가고, 오후만 되면 트림이 자꾸 올라오더라고요. 원래 대충 먹고 바로 움직여도 별일 없던 몸인데 요즘은 점심 한 끼만 잘못 먹으면 저녁까지 사람을 축 늘어지게 만듭니다. 집에서 애들 밥 챙기고 이것저것 할 일은 많은데 몸이 안 따라오니까 괜히 예민해지고 ㅠㅠ

처음엔 나이 탓이겠지 하고 넘겼는데, 이상한 게 속만 불편한 게 아니고 아침 공복에 입이 바짝 마르고 머리도 좀 멍했어요. 잠도 푹 잔 것 같지가 않고 새벽에 한 번씩 깨니까 다음날 더 피곤하고요. 그러다 검진 때 받아온 수치 다시 꺼내봤는데 공복혈당이 경계선이더군요. 그 종이 받아놓고도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넣어뒀다가 뒤늦게 혼자 뜨끔했네요.

그 뒤로는 일단 먹는 것부터 좀 손봤어요. 예전엔 아침 안 먹고 커피만 마시거나, 저녁 늦게 배고프면 라면에 밥까지 말아먹는 날이 많았는데 그게 바로 티가 나는 느낌이더라고요. 한꺼번에 많이 먹는 날은 꼭 더부룩하고 심하면 얼굴에 열 오르는 것처럼 답답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아침이라도 삶은 달걀이나 두유라도 넣고, 점심도 급하게 밀어넣지 않으려고 일부러 숟가락 내려놓으면서 먹습니다. 별거 아닌데 그게 생각보다 어렵네요 ㅋㅋ

운동도 거창하게 시작한 건 아니고 저녁 먹고 동네 한 바퀴 도는 정도예요. 예전엔 피곤하다는 이유로 소파에 붙어 있었는데, 그러고 자면 새벽에 속이 더 안 좋았어요. 걸은 날은 속이 덜 답답하고 다음날 붓는 느낌도 좀 덜합니다. 대신 야식 한 번 먹으면 바로 도로아미타불... 몸이 예전처럼 봐주질 않네요. 술도 아예 못 끊진 못했는데 횟수 줄이니까 속 쓰린 건 확실히 덜했어요.

며칠 괜찮다고 또 방심하면 금방 표시가 납니다. 특히 회식하고 늦게 들어온 다음날은 속이 뒤집힌 것처럼 불편하고 화장실도 시원치 않아서 하루 종일 신경 쓰여요. 그래서 이제는 무식하게 버티는 쪽은 접었어요. 이번엔 내과 가서 얘기 자세히 하고 검사도 다시 받아보려고요. 집에서 가장이 아프면 티 안 내도 분위기가 묘하게 가라앉으니까, 그게 더 싫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