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기 전엔 그냥 버티면 버텨졌는데, 먹고 나서는 오히려 하루가 약 시간표에 끌려가는 느낌이라 더 짜증남. 공복 관리한다고 간헐적 단식 나름 오래 했는데 이젠 약 때문에 뭐 먹고 먹어야 된다, 속 비면 안 된다 이 소리 들으니까 리듬이 다 깨짐. 인천이라 이동시간도 좀 있는 날은 타이밍 한 번 꼬이면 진짜 하루가 엉망남

이상한 게 몸이 확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 먹자니 또 불안함. 먹은 날은 입이 마르고 속이 묘하게 울렁거리고, 머리는 멍하고, 괜히 예민해져서 별것도 아닌데 신경 거슬림. 원래도 분석적으로 따지는 편이라 오늘 뭐 먹었는지, 몇 시에 먹었는지, 잠 몇 시간 잤는지 계속 비교해보는데 패턴이 딱 잡히는 것도 아님. 더 답답함 ㅠㅠ

주변에서는 약 먹으면 편해지지 않냐고 쉽게 말하는데 그 편해진다는 기준이 뭔지 모르겠음. 나는 그냥 예전처럼 내 몸을 내가 조절하는 느낌이 사라진 게 제일 거슬림. 배고픈 시간도 내 맘대로 못 잡고, 컨디션 떨어지는 이유도 약 때문인지 내가 예민한 건지 헷갈리고. 나이 먹으니까 하나 시작하면 하나가 같이 꼬이는 느낌이라 진짜 기분 더러움

병원 가도 수치 보면서 괜찮다고 하면 할 말이 없어짐 ㅋㅋ 나는 안 괜찮은데, 종이에 찍힌 숫자는 괜찮다니까 그냥 계속 먹으라 하고. 그러면 또 집 와서 약통 쳐다보면서 아 오늘도 먹어야 되네 싶고. 이런 식으로 매일 신경 쓰는 거 자체가 이미 스트레스인데 그걸 설명해도 잘 안 먹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