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짜 별일 다 있었어요 ㅋㅋ 오전부터 사람 엄청 몰려서 접수대 앞이 계속 북적북적했거든요. 피부과가 은근 날씨 타는지 갑자기 확 몰릴 때 있잖아요. 저도 정신없이 차트 넘기고 이름 부르고 이것저것 설명하고 있었는데, 어떤 어르신 한 분이 들어오시더니 저 보자마자 갑자기 손을 딱 잡으시는 거예요.

그래서 순간 아 어디 불편하신가 보다 했죠. 근데 엄청 진지한 얼굴로 “딸, 나 기억하지?” 이러시는 거예요. 저는 진짜 머리가 하얘져서 네...? 하고 얼어붙었어요. 너무 확신에 찬 눈빛으로 보시는데 제가 모르면 안 될 사람 같은 분위기 있잖아요 ㅠㅠ 머릿속으로 친척, 동네 사람, 예전 알바 손님까지 싹 돌려봤는데 진짜 모르겠는 거예요.

제가 어버버하니까 그분이 더 반가워하시면서 “작년에 그 병원에 있던 그 아가씨 맞잖아” 하시는 거예요. 그제서야 아 저 사람 잘못 보셨구나 싶었는데, 또 대놓고 아니라고 하기도 좀 그래서 “비슷한 분이 계셨나 봐요” 하고 좋게 좋게 말씀드렸거든요. 근데 옆에 계시던 보호자분이 갑자기 빵 터지시더니 “어머니 그분 남자분이었어요” 이러는 거예요.

그 순간 저도 못 참고 웃음 터졌는데 어르신이 저를 다시 한번 보시더니 “어머, 내가 왜 이리 급했지” 하시면서 본인이 더 민망해하심 ㅋㅋㅋ 대기실에 있던 분들도 다 같이 웃고, 분위기 갑자기 이상하게 훈훈해졌어요. 저는 아직도 손 잡힌 감촉이 생생한데 너무 진심으로 반가워하셔서 괜히 죄송할 정도였어요.

근데 더 웃긴 건 그 뒤예요. 진료 끝나고 나가시면서 또 저한테 오셔서 “그래도 딸은 참 인상이 좋네” 이러시는데... 저 오늘 그 한마디로 하루 버틴 듯요. 정신없다가도 그런 한 방 있으면 좀 웃겨서 풀리잖아요. 아 근데 진심 오전엔 환자분보다 제가 더 놀랐어요 ㅠㅠ 아직도 누가 “기억하지?” 하면 심장부터 철렁할 듯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