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짜 자주 드는 생각이, 나 웹툰이랑 웹소설 보는 기준이 예전이랑 너무 달라졌다는 거임. 예전엔 그냥 설정 화끈하고 전개 빠르면 무조건 좋았거든? 회귀한다, 빙의한다, 상태창 뜬다 이러면 일단 밤새서 달렸음. 근데 요즘은 그런 익숙한 장르 요소가 있어도 캐릭터 감정선이 좀 비어 있으면 이상하게 손이 안 감. 액션이 아무리 시원해도 “그래서 얘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데?” 싶은 순간 몰입이 뚝 끊김. 나이 먹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너무 많이 봐서 눈이 높아진 건지 모르겠음.
특히 예전엔 사이다 전개면 다 용서됐는데, 이제는 사이다도 좀 정교해야 맛있더라. 무작정 주변 인물 바보 만들고 주인공만 똑똑한 식이면 순간은 통쾌한데 오래 기억에 남진 않는 느낌? 오히려 답답한 구간이 좀 있어도 그걸 납득 가게 쌓아 놓고 터뜨리는 작품이 더 좋음. 웹툰은 연출 때문에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지고, 웹소설은 문장 리듬이랑 독백 맛있으면 진짜 시간 순삭됨. 그래서 요즘은 유명작만 따라가기보다 댓글 반응 좋았던 숨은 작품들 파는 재미가 더 커졌음. 가끔 “이걸 왜 이제 봤지?” 싶은 거 찾으면 그날 하루가 진짜 행복함.
근데 문제는 덕질 경력이 쌓일수록 재밌는 걸 찾는 기준은 높아졌는데, 막상 볼 시간은 줄어든다는 거... 이게 제일 슬픔. 예전엔 100화도 그냥 눕자마자 녹였는데 요즘은 3화 보고 졸아서 폰 떨어뜨림. 닉값 제대로 하는 중임. 그래서 그런가, 더더욱 첫인상이 중요한 듯. 초반 몇 화에서 분위기나 캐릭터 매력 못 잡아주면 “아 이건 나중에 보자” 하고 밀리는데, 그 나중이 영영 안 옴. 대신 한 번 꽂히면 아직도 새벽 4시까지 달리긴 함. 인간은 안 변하더라.
나만 이런가 싶어서 글 써봄. 다들 덕질 오래 하면서 취향 바뀐 거 있음? 예전엔 무조건 먹혔는데 이제는 안 통하는 클리셰라든가, 반대로 나이 들고 나서 더 좋아진 포인트 같은 거. 요즘 볼 거 찾는 눈은 까다로워졌는데 심장은 여전히 덕후라서, 괜히 이런 변화도 좀 재밌게 느껴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