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 시작하면 드레스나 식장 알아보는 게 제일 힘들 줄 알았는데, 저는 의외로 가족 관계에서 오는 답답함이 더 크더라고요. 저는 원래 뭐든 엑셀로 정리하고 순서대로 하는 스타일인데, 가족들은 꼭 그렇게 안 움직이잖아요. 누구는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누구는 갑자기 예민해지고, 또 누구는 본인은 관심 없는 척하다가 결정 끝나면 한마디씩 얹고요. 저는 일정 맞추고 예산 맞추고 양가 의견까지 정리하느라 정신없는데, 정작 당사자인 제가 제일 설명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 좀 지치더라고요.

가장 답답했던 건 서로 직접 말하면 될 걸 꼭 저를 사이에 두고 전달할 때였어요. 엄마는 엄마대로 서운한 게 있고, 예비시댁도 나름 기준이 있는데 그걸 다 제 쪽으로 보내니까 중간에서 번역기처럼 말 바꿔 전달하는 느낌이었어요. 한쪽은 “그 정도는 이해해야지” 하고, 다른 쪽은 “왜 그걸 이제 말하냐” 하고요. 저는 싸우기 싫어서 최대한 둥글게 정리했는데, 그러다 보니 제 감정은 계속 뒤로 밀리더라고요. 솔직히 결혼 준비가 행복하기만 한 과정은 아니라는 말, 이제야 실감했어요.

특히 답답한 건 제가 예민한 사람처럼 보일 때예요. 일정 늦어지면 계약이나 비용 문제도 있어서 확인하는 건데, 그걸 두고 너무 깐깐하다고 하니까 진이 빠졌어요. 정리 안 되면 불안한 성격이라 더 그런 것도 있는데, 가족들은 그 불안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한 번은 그냥 다 내려놓고 싶다가도, 결국 제가 안 챙기면 더 꼬일 것 같아서 다시 붙들게 되더라고요. 혹시 저처럼 결혼 준비하면서 가족 사이 조율 때문에 더 힘들었던 분들 계세요?

저는 요즘 아예 말 전달 규칙을 정하려고 해요. 제 통해서 돌려 말하지 말고 필요한 건 단톡이나 한 자리에서 같이 말하자, 결정 기한 넘기면 그 안은 자동 정리하자 이런 식으로요. 조금 차가워 보여도 오히려 덜 상처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비신부가 원래 이런 중간관리자 역할까지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다들 이런 시기 어떻게 넘기셨는지, 감정 상하지 않게 선 긋는 방법 있으면 좀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