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 전에는 그냥 다시 학교만 가면 예전 감각 금방 돌아올 줄 알았거든. 근데 막상 와보니까 생각보다 다르더라. 주변은 다 잘 굴러가는 것 같고, 나만 애매하게 붕 떠 있는 느낌이 좀 있었음. 예전엔 별생각 없이 하던 것도 이제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시간 쓰는 방식도 괜히 따지게 됨. 나이 몇 살 더 먹었다고 사람이 갑자기 어른 되는 건 아닌데, 확실히 뭘 해도 예전처럼 가볍게 넘기진 못하겠더라.

요즘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은 “늦은 건가, 아니면 그냥 내 템포인 건가” 이거임. 남들이 취업 준비하고, 스펙 쌓고, 뭔가 되게 바쁘게 가는 거 보면 괜히 조급해질 때가 있음. 근데 또 가만히 생각해보면 남들 속도 따라간다고 내가 편해지는 것도 아니더라. 오히려 괜히 마음만 더 급해지고, 집중도 안 되고, 하루 끝나면 한 것도 없이 피곤한 날이 많았음. 그래서 요즘은 진짜 별거 아니어도 내가 오늘 한 거 하나라도 남으면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해보는 중임.

그리고 사람 마음이 웃긴 게, 어릴 때는 빨리 안정되고 싶었는데 또 막상 안정만 바라보고 살면 재미가 너무 없을 것 같음. 그래서 앞으로 뭘 해야 하나보다, 나는 어떤 상태일 때 좀 덜 불안한가를 더 보게 되더라. 운동이든, 과제든, 인간관계든 완벽하게 하려 하면 바로 지치니까 적당히 오래 가는 쪽이 더 낫지 않나 싶음. 물론 이렇게 생각한다고 불안이 바로 사라지는 건 아닌데, 적어도 나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는 건 조금 줄어드는 데 도움은 될 수 있어요 같은 느낌? 완전히 해결은 아니어도.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다들 어느 순간부터는 “열심히”보다 “안 무너지고 꾸준히”가 더 어렵지 않냐. 복학하고 나서 오히려 그런 쪽으로 생각이 많이 바뀐 듯. 예전처럼 뭔가 대단한 목표 하나 붙잡고 달리는 것도 멋있는데, 요즘은 그냥 생활 리듬 안 깨고 내 할 일 조금씩 하는 사람이 더 대단해 보임. 다들 요즘 무슨 생각 제일 많이 드냐. 나처럼 괜히 이것저것 생각 많아진 사람 있는지 궁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