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준한다고 책상엔 매일 앉는데, 신기하게도 앉아 있는 시간이랑 뭘 해낸 시간은 비례를 안 하더라. 분명 오전 9시에 정신 차리고 시작해보자 했는데 눈 떠보면 11시고, 커피 한 잔 타오면 12시고, 자소서 파일 열어두고 한숨 쉬다 보면 또 2시쯤 됨. 뭘 했냐고 물으면 진짜 애매함. 분명 바빴던 것 같은데 남는 건 브라우저 탭 14개랑 괜한 불안감뿐임.
예전엔 쉬면 회복되는 줄 알았는데, 이 시기엔 쉬어도 개운하지가 않더라. 노는 것도 마음 편히 못 놀고, 그렇다고 제대로 집중도 못 하고. 그래서 괜히 “나만 이렇게 축 처지나” 싶을 때가 있음. 주변은 자격증 따고, 면접 보고, 어디 붙었다는 얘기 들리는데 나는 방 청소하다가 옛날 영수증 읽고 있는 인간이라 좀 웃김. 웃긴데 안 웃김. 약간 인생이 로딩 중인데 퍼센트가 안 뜨는 느낌?
그래도 가끔은 별거 아닌 걸로 숨통 트일 때가 있더라. 저는 요즘 아예 목표를 낮춰서 “오늘은 공고 2개만 제대로 보기”, “이력서 한 줄만 손보기” 이런 식으로 가는데, 그나마 덜 무너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물론 이렇게 해도 어떤 날은 그냥 멍하게 누워서 천장과 정면승부하게 됨. 그럴 땐 스스로한테 너무 뭐라 하는 것도 소용없더라고요. 어차피 이미 기력도 없는데 자책까지 얹으면 풀세트임.
그래서 궁금함. 다들 이런 시기에 하루를 어떻게 끌고 가는지. 진짜 사소한 것도 좋음. 아침에 일부러 밖에 나간다든가, 공부 전에 무조건 씻는다든가, 폰 멀리 던져놓는다든가. 아니면 그냥 “나도 비슷함” 이런 말도 괜히 위로될 것 같음. 요즘 유난히 기운 빠지는 사람들 있으면, 각자 버티는 방식 좀 나눠주고 가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