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진짜 웃긴 게, 하루가 엄청 바쁜 것 같거든요. 아침에 일어나서 공고 보고, 자소서 조금 만지다가, 어제 저장해둔 기업 분석 자료 다시 보고, 그러다 점심 먹고 나면 갑자기 기력이 7퍼 남은 휴대폰처럼 사람이 꺼짐. 분명 뭘 하긴 했는데 결과물은 없는 날이 많아서, 가끔은 내가 취준을 하는 건지 취준에게 당하고 있는 건지 헷갈려요. 백수인데 안 한가하고, 안 한가한데 또 떳떳하진 않은 이 상태가 은근 사람 묘하게 만들더라고요.

예전엔 그냥 열심히 하면 뭐라도 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열심히의 방향이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괜히 이것저것 다 잡았다가 결국 남는 건 피곤함이랑 브라우저 탭 38개뿐인 날이 많아서요. 그래서 요즘은 스스로한테 “너 지금 노력하는 척하면서 불안만 관리하고 있는 거 아냐?” 이런 질문을 자주 하게 됨. 물론 그 질문을 해놓고도 바로 유튜브 쇼츠 켜는 나 자신까지 세트로요. 진짜 인간은 일관성이 없어서 웃김.

그리고 이상하게 밤 되면 생각이 많아져요. 낮에는 “아 아직 기회 있지” 하다가도 새벽 되면 갑자기 내가 사회에서 살짝 로그아웃된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음. 친구들은 하나둘 자리 잡아가는 것 같고, 나는 아직 로딩 중 화면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느낌? 근데 또 가만 생각해보면, 남들 다 멀쩡해 보이는 것도 그냥 겉으로만 그런 걸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다들 각자 말 못 하는 버퍼링이 있겠지 싶으면 조금 덜 쫄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결론은, 요즘 드는 생각은 “생각보다 다들 흔들리면서 사는 거 아닐까” 이거예요. 나만 유난히 뒤처진 것 같다가도, 또 하루 지나면 어떻게든 뭐 하나 하게 되고, 그런 걸로 겨우겨우 이어가는 중입니다. 혹시 여기 있는 사람들도 비슷함? 취준 오래 하면 원래 이렇게 하루 컨디션이랑 자존감이 롤러코스터 타는지 궁금하네요. 나만 이런 거면 좀 슬프고, 다 그런 거면 그것도 그것대로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