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밤마다 드라마 하나씩 잡고 정주행하는 게 거의 습관처럼 됐거든요. 서울 살다 보니까 퇴근하고 집 오면 사람도 많고 기도 빨리고, 딱 조용히 씻고 누워서 한두 편 보는 시간이 제일 기다려져요. 근데 이상한 게, 재밌는 작품일수록 끝나고 나면 힐링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멍해질 때가 있더라고요. 방금까지는 인물들이랑 같이 울고 웃고 있었는데 엔딩 뜨는 순간 갑자기 현실 복귀되는 느낌? 그래서 “아 재밌었다”보다 “이제 뭐 보지...”가 먼저 나와요.

특히 서사 진하게 쌓인 드라마 보면 한동안 다른 거 손도 못 대겠어요. 괜히 새 작품 틀었다가 첫 화 10분 보고 끄고, 전작 장면만 다시 찾아보게 되고요. 저는 원래 뭐 하나 꽂히면 OST도 듣고, 인터뷰도 보고, 비하인드도 뒤적이는 편이라 더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예전에 친구는 그럴 땐 예능이나 가벼운 영화로 텀 두면 좀 낫다고 했는데, 저는 또 애매하게 가벼우면 몰입이 안 돼서 더 붕 뜨는 느낌이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해서 물어봐요. 다들 이런 공허함 올 때 어떻게 넘어가세요? 그냥 시간이 해결해 주는 편인지, 아니면 일부러 비슷한 결의 작품을 바로 이어서 보는지 궁금해요. 완전 반대 장르로 튀는 게 도움 될 수도 있어 보여서 요즘은 스릴러 갔다가 로코 갔다가 좀 왔다 갔다 해보는 중이긴 한데, 아직 제 루틴을 잘 모르겠어요.

별거 아닌 질문 같긴 한데, 저처럼 드라마 끝나고 현실 적응 시간 필요한 분들 은근 있을 것 같아서요. 스포는 없이 얘기해 주셔도 좋고, 본인만의 정주행 후유증 회복법 있으면 진짜 듣고 싶어요. 괜히 저만 유난 떠는 건가 싶어서 슬쩍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