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드라마나 영화 시작할 때 주변 반응을 좀 보는 편이었는데, 이상하게 남들이 다 재밌다고 한 작품이 저한테는 안 맞을 때도 많더라고요. 반대로 초반 평은 그냥저냥이었는데 저는 엄청 빠져서 밤새 본 적도 있었고요. 그래서 요즘은 작품 고를 때 줄거리보다 분위기, 대사 톤, 배우들 합 같은 걸 더 보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너무 자극적인 전개만 밀어붙이는 건 조금 피하게 되고, 잔잔해도 인물 감정선이 잘 쌓이는 작품에 더 끌리더라고요.

근데 또 웃긴 게, 저는 스포는 진짜 조심하는 편인데 아예 정보 없이 들어가면 초반 1~2화, 아니면 영화 초반 20분쯤에서 집중이 안 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늘 “이 작품은 어떤 결의 재미인지” 정도만 알고 들어가고 싶거든요. 막 반전이 있는지 없는지, 로맨스 비중이 큰지 작은지, 엔딩 분위기가 많이 무거운 편인지 정도? 딱 그 선만 알고 보면 훨씬 재밌었던 것 같아요. 혹시 저처럼 스포는 싫은데 완전 무지 상태로 보는 것도 부담스러운 분들 있나요?

그리고 저는 요즘 제일 궁금한 게, 다들 작품에서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게 뭔지예요. 스토리 완성도, 배우 연기, 연출, 대사, 몰입감, 결말, 이런 것들 중에 뭐가 제일 큰지요. 저는 예전엔 무조건 스토리파였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캐릭터에 정이 가는지가 더 중요해졌어요. 내용이 조금 헐거워도 인물이 살아 있으면 끝까지 보게 되더라고요. 반대로 설정은 엄청 흥미로운데 사람들 감정선이 안 와닿으면 중간에 손이 잘 안 가고요.

자유갤이라 가볍게 물어보는 건데, 여러분은 “이건 취향 저격이었다” 싶었던 작품들 어떤 공통점 있었는지 궁금해요. 제목을 직접 적어도 좋고, 스포 될 만한 부분은 살짝만 피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남들이 작품 얘기하는 거 듣다 보면 내가 왜 그 작품을 좋아했는지도 다시 정리되는 느낌이라 이런 수다 은근 재밌더라고요. 같이 얘기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