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는 생각인데, 예전엔 게임이든 과제든 그냥 닥치고 달리면 어떻게든 렙업 느낌이 있었거든? 근데 요새는 이상하게 뭘 해도 경험치바가 안 차는 기분임. 분명 하루 종일 바빴는데 밤에 누우면 “내가 오늘 한 거 뭐지?” 싶고, 괜히 유튜브 좀 보다 보면 또 하루 삭제됨. 진짜 내 시간 관리 능력, 초반 튜토리얼에서 버리고 온 것 같음.

특히 대학 다니면서 제일 웃긴 게, 어릴 땐 대학생 되면 다들 뭔가 멋있고 자기 인생 잘 굴리는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까 다들 “이번 주만 버티자” 이 상태더라. 나만 이런 줄 알았는데 과 친구들이랑 얘기해보면 다 비슷함. 겉으론 멀쩡한 척하는데 속으론 단체로 스태미나 3 남은 파티 느낌. 그래서 가끔은 내가 뒤처지는 게 아니라 그냥 다 같이 허우적대는 중인가 싶어서 좀 웃기기도 함.

게임 하다 보면 노력하면 보상이라도 바로 뜨잖아. 몹 잡으면 돈 주고, 퀘 하면 템 주고, 못 깨면 아 내가 약하구나 하고 원인이라도 보임. 근데 현실은 그게 너무 애매함. 공부를 해도 이게 쌓이는 건지 모르겠고, 인간관계도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고, 쉬는 것도 제대로 쉬어야 회복이 되는데 그건 또 제일 못함. 쉬려고 누웠다가 폰 보면 그건 휴식이 아니라 그냥 정신력 도트뎀 맞는 거더라.

그래도 완전 비관적인 건 아님. 예전엔 뭐 하나 삐끗하면 “망했다”부터 떴는데, 요즘은 그냥 아 오늘 좀 별로였네 하고 넘기는 게 조금은 되는 듯. 인생도 결국 장기전인데 맨날 극딜 세팅으로만 살 순 없잖아. 가끔은 생존 특성 찍는 날도 있어야지 싶음. 다들 요즘 비슷함? 아니면 나만 너무 생각이 많아진 건가. 요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버티는지 좀 궁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