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 나서는 하루가 참 느긋해졌어요. 아침엔 동네 한 바퀴 산책하고, 바람 괜찮은 날엔 카페에 들러서 창가 자리 앉아 있다 오는 게 작은 즐거움이 됐네요. 예전엔 바쁘게 커피만 후딱 마시고 나오기 일쑤였는데, 요즘은 한 시간쯤 앉아 사람들 구경도 하고, 지나가는 계절도 보고, 가끔은 괜히 메뉴판만 한참 들여다보기도 해요.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어요. 다들 혼자 카페 가면 뭘 하면서 시간 보내시나요?

저는 처음엔 책도 챙겨 다녔는데, 막상 가면 책보다 창밖을 더 보게 되더라고요. 어떤 날은 산책하다 들어가서 따뜻한 라떼 한 잔 시켜놓고 멍하니 앉아 있는 게 제일 좋고, 또 어떤 날은 휴대폰으로 사진 정리하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기도 했어요. 옆 테이블 얘기가 귀에 들어올 때도 있는데, 사람 사는 모습이 다 비슷하면서도 다 달라서 그게 또 재밌더라고요. 괜히 혼자 있어도 덜 심심한 느낌이랄까요.

근데 가끔은 저만 너무 가만히 있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 다들 노트북 펴고 뭘 열심히 하거나, 책을 읽거나,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은데 저만 커피 식는 것도 모르고 창밖만 보고 있으니 조금 머쓱할 때가 있거든요. 물론 그런 시간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래도 다른 분들은 혼자 카페 갈 때 나름의 루틴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음악을 들으시는지, 글을 쓰시는지, 아니면 저처럼 그냥 멍 때리시는지요.

혹시 혼자 카페 시간을 더 재미있게 보내는 방법 있으면 하나씩 알려주세요. 너무 거창한 거 말고, 소소한 습관 같은 거요. 산책 끝에 들르는 카페 시간이 요즘 제 하루에서 제일 좋은 시간이라, 다른 분들은 어떻게 즐기시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