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좀 느끼는 건, 모태솔로 탈출도 의지 하나로 되는 게 아니고 은근 체력전 같다는 거임. 소개팅 한 번 잡히면 나가기 전부터 괜히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끝나고 나면 “내가 그때 왜 그 말을 했지” 복기하다가 하루 순삭됨. 잘되면 좋겠는데, 애매하게 끝나면 더 사람 미치게 하잖아. 차라리 깔끔하게 끝나면 “아 넵” 하고 누울 수라도 있는데, 답장 텀이 미묘하게 길어지거나 이모티콘이 줄어드는 순간부터 내 마음속 코난이 출동함. 근데 또 너무 티 내면 없어 보일까 봐 아닌 척하는 내가 제일 웃김.
나는 원래 연애를 엄청 거창하게 생각했던 것 같음. 뭔가 자연스럽게 말 잘하고, 센스 있고, 타이밍도 잘 맞춰야 사람 만나는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냥 평범하게 대화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더라. 특히 짝사랑 비슷하게 가면 더 답 없음. 혼자 의미 부여 오지게 하다가 상대는 그냥 예의상 친절했던 거면 집 가는 길에 이불킥 예약임. 서울 살다 보니 사람은 많은데 막상 내 편 한 명 생기는 건 왜 이렇게 빡센지 모르겠음. 지하철엔 커플이 넘치는데 나는 이어폰 줄만 꼬여 있음.
그래서 요즘 궁금한 게, 다들 이런 애매한 구간을 어떻게 넘김? 소개팅이나 썸 비슷한 단계에서 너무 들이대지도 않고, 그렇다고 흐지부지 사라지지도 않게 하는 감각은 어디서 배우는 건지 모르겠음. 괜히 쿨한 척하다가 끝난 적도 있고, 반대로 관심 표현했다가 혼자 과열된 적도 있어서 이제는 내 감정 온도조절기가 고장 난 수준임. 연애 잘하는 사람들 보면 타고난 건가 싶다가도, 또 다들 몇 번 깨지면서 배우는 건가 싶고.
혹시 여기서도 나처럼 혼자 복기하다가 새벽 2시에 천장 보고 있는 사람 있냐. 있으면 좀 위로도 해주고, 본인만의 기준 같은 거 있으면 알려줘라. 답장 텀 신경 안 쓰는 법, 소개팅 끝나고 다음 약속 자연스럽게 잡는 법, 짝사랑 접는 타이밍 같은 거. 나는 일단 이번엔 너무 혼자 소설 쓰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그 다짐이 제일 먼저 소설 같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