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짜 궁금한 게 하나 있음. 나는 소개팅 잡히기 전까진 혼자 시뮬레이션 엄청 잘 돌리거든. 머릿속에서는 드립도 적당하고, 리액션도 자연스럽고, 괜히 “아 그 영화 저도 봤어요” 같은 흐름까지 완벽함. 근데 막상 당일 되면 서울 한복판에서 긴장한 사람 1호 돼서 평소엔 안 하던 소리만 함. 지난번엔 분위기 풀겠다고 “저 원래 안 떨어요” 했는데 손에 들린 물컵이 제일 크게 반박하더라. 물이 출렁이는 걸 보면서 나도 같이 흔들림.
근데 더 애매한 건, 망했다 싶었던 자리는 또 상대가 먼저 톡이 오고, 나름 괜찮았다 싶은 날은 집 가는 지하철부터 정적이 시작됨. 이쯤 되면 내 촉은 그냥 고장 난 내비 같은 느낌임. “좋은 분위기입니다” 해놓고 막판에 이상한 골목으로 안내하는 타입. 내가 너무 혼자 의미 부여를 많이 하는 건지, 아니면 다들 원래 소개팅 끝나고 집 와서 톡창 10번 열었다 닫았다 하는 건지 궁금함. 나만 이러면 좀 슬프고, 다들 이러면 그래도 인간미 있어서 위안될 듯.
짝사랑도 비슷함. 괜히 친절 한 번 받으면 혼자 소설 3부작 쓰다가, 다음날 다른 사람이랑 웃는 거 보면 바로 연재 중단함. 나도 머리로는 앎. 그냥 상대는 사회성이 좋은 사람일 수 있다는 거. 근데 모태솔로 탈출 시도 중인 내 마음은 늘 한 발 먼저 감. 몸은 서울에 있는데 마음은 이미 혼인신고서 앞까지 가 있음. 그러다 현실 보고 “아 네, 다시 집에 가겠습니다” 하고 조용히 퇴장하는 거지.
그래서 다들 어떤 포인트에서 “이 사람 나한테 관심 있나?”를 느낌? 너무 촉 믿다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기 싫고, 그렇다고 너무 재다가 타이밍 놓치는 것도 많이 해봄. 소개팅 끝나고 보통 어느 정도 텀으로 연락하는지도 궁금하고, 내가 긴장할 때 티를 줄이는 방법 있으면 그것도 듣고 싶음. 나처럼 머릿속만 연애 20회차고 실전은 튜토리얼인 사람 있으면 편하게 얘기 좀 해줘라. 오늘도 까망은 경험치 3 쌓고 자신감 5 잃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