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제일 많이 하는 일이 뭔지 아세요. 채용 공고 보기, 저장하기, 지원은 내일 하자고 미루기, 그리고 괜히 책 펼쳤다가 3쪽 읽고 커피 마시기예요. 닉값은 해야 해서 책은 읽는 척이라도 하는데, 집중력은 어제 퇴근한 사람처럼 먼저 집에 가 있더라고요. 분명 백수인데 왜 늘 피곤한지 모르겠음. 아무것도 안 했는데 하루가 닳아 있는 이 기분,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예전엔 쉬면 회복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취준은 쉬어도 쉬는 게 아니고, 놀아도 마음 한구석에서 “너 지금 이래도 됨?” 이 알림창이 계속 떠 있음. 그래서 막상 쉬지도 못하고 열심히 하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태로 오래 가는 것 같아요. 오전엔 이번 주부터 진짜 사람답게 살겠다고 다짐하고, 오후엔 유튜브 알고리즘한테 인생 맡기고, 밤엔 갑자기 각성해서 자기소개서 한 줄 고치다가 스스로 대견해함. 진짜 생산성의 기준이 한없이 낮아지는 시기인 듯.
그래서 좀 궁금한 게, 다들 이런 시기에 하루 루틴 어떻게 만들었는지예요. 완전 빡센 계획 말고, 진짜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었던 거. 예를 들면 오전엔 무조건 밖에 나간다든지, 공고는 몇 개만 본다든지, 책 10쪽만 읽는다든지 그런 거요. 저는 요즘 “일단 씻기”가 1승이고 “카페 가서 앉아 있기”가 2승 수준이라 거창한 건 못 하겠더라고요. 근데 이렇게라도 기준을 낮추면 조금 덜 무너지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혹시 비슷한 시기 보내본 분들 있으면, 무기력할 때 제일 도움 될 수 있었던 습관이나 생각 같은 거 편하게 얘기해 주세요. 너무 멋있는 성공담 말고, 진짜 바닥에서 겨우 굴러가던 시절 버틴 방식 있잖아요. 남들은 다 잘 굴러가는 것 같은데 나만 로딩 중인 느낌이라, 오늘은 좀 사람들 얘기 듣고 싶네요. 저처럼 “오늘 한 일: 살아있음” 모드인 분들도 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