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느끼는 건데, 사람은 연애를 안 해도 바쁠 수 있더라. 남들은 썸 타네 뭐네 하면서 카톡 답장 속도로 하루 기분이 갈린다는데, 나는 답장 올 사람도 없으면서 혼자 별 생각을 다 함. 예전엔 그냥 “언젠가 되겠지” 이 마인드였거든? 근데 나이 먹을수록 그 언젠가가 생각보다 자동으로 안 오네. 마치 운동 안 하면서 복근은 언제 생기냐고 기다리는 느낌임. 나 자신도 어이없는데, 또 가끔은 진지하게 내가 너무 혼자 있는 거에 익숙해진 건가 싶기도 함.
예전엔 모태솔로라는 말도 그냥 밈처럼 썼는데, 요즘은 이게 은근 사람을 소심하게 만드는 것 같음. 누가 조금만 친절하게 굴어도 “어? 혹시?” 했다가 10초 뒤에 “미친 또 행복회로 태웠네” 하고 셀프 진압함. 근데 웃긴 건, 막상 누굴 만나게 되면 내가 뭘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음. 연애를 못 한 이유가 외모 10, 성격 20, 운 30, 집-회사-집 동선 40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제일 큰 문제는 내가 사람 만날 기회를 만들어놓고도 도망간다는 거임. 소개받는 자리도 괜히 부담스럽고, 앱은 켰다가 5분 만에 현타 와서 끔.
그래도 예전이랑 다른 점은, 이제는 무작정 “난 글렀다” 이런 생각만 하진 않는다는 거. 솔직히 사람 만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할 수 있잖아. 말 편하게 거는 거, 상대 얘기 듣는 거, 괜히 혼자 결론 내리지 않는 거. 이런 건 천재형보다 꾸준히 해보는 쪽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연애 자체보다도, 일단 좀 덜 쭈글거리게 사는 걸 목표로 두고 있음. 혼자 영화 보고 밥 먹는 건 잘하는데, 이제는 거기에 사람 만나는 용기도 좀 추가해야 하나 싶음.
근데 또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듦. 꼭 연애를 해야만 덜 외로운 건가? 아니면 그냥 지금 내가 지쳐 있어서 괜히 연애라는 이벤트에 기대를 거는 건가? 요즘 드는 생각이 딱 그거임. 연애를 하고 싶은 건 맞는데, 남들 하니까 조급한 건지 진짜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가까워지고 싶은 건지 가끔 헷갈림. 여기 있는 사람들은 이런 시기 있었음? 모태솔로 탈출 시도해본 사람들 있으면, 제일 먼저 뭐부터 바꿨는지 좀 알려주라. 나도 이제 행복회로 말고 현실회로 좀 돌려보게.
